'직장의 신', 뻔하지 않고 펀(FUN)하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4.03 08: 51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이 뻔하지 않은 톡톡 튀는 코미디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직장의 신’ 2회는 ‘똥과 된장의 차이’라는 부제로 미스김과 장규직의 본격적인 배틀이 그려졌다.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과 그의 맞수 ‘초딩멘탈’ 정사원 에이스 장규직(오지호 분)의 대결은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규직 팀장은 ‘굴러 들어온’ 계약직 미스김을 하찮은 존재로 무시하려 하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는 것도 모자라 매번 미스김에게 당하면서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살사 바에서 섹시한 드레스를 입고 남자 댄서와 야릇한 포즈로 살사를 추는 미스김을 목격한 규직이 끈적한 춤을 추며 미스김을 자극했지만, 미스김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러움이 느껴집니다”라고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선사했다. 급기야 그는 펄펄 날뛰는 장규직의 가랑이 사이로 스테이플러로 ‘성희롱 신고 안내문’을 떡하니 찍었다.

회식 참석을 두고도 고성이 오갔다. 회식 참여를 종용하는 장규직에게 미스김은 “그건 소속이 있는 직원에게만 해당하는 경우지요. 무소속인 저의 경우, 불필요한 친목과 아부와 음주로, 몸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테러 같은 회식을 이행해야 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직장 생활을 해본 적 있는 이들은 모두 이 장면에서 무릎을 치며 통쾌함을 느꼈다.
이른바 ‘캐셔 배틀’이라는 이색 배틀도 펼쳐졌다. 이는 정주리(정유미 분)가 마트 주문 물량을 잘못 입력해 대형 사고를 친 탓에 수습하려다 벌어진 대결. 아니다 다를까 장규직은 미스김에 참패했고 벌칙은 삭발이었다. 그러나 동화책을 계산 도중 바닥에 떨어뜨린 것으로 판명나면서 미스김의 반칙패로 게임은 끝났다. 미스김의 패는 의도된 결과였다. 이를 눈치 챈 무정한(이희준)은 미스김에게 게임에 져 준 이유를 묻자 그는 “그냥 제가 진짜 똥이라서 진 것 뿐 입니다”라고 답했다. 정규직과 계약직의 현실을 비꼰 미스김의 촌철살인 같은 한마디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스김 역의 김혜수뿐 아니라 ‘더티 댄스’로 확실히 망가진 오지호의 연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정한 역을 맡은 이희준의 자연스럽게 어색한(?) 코믹 연기도 시선을 끌었다. 또한 미스김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장규직과 달리 미스김에게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순정파 무정한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직장의 신’은 경쟁 프로그램 SBS 월화드라마 ‘야왕’의 종영에도 8.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는 전작인 ‘광고천재 이태백’이 3%대의 낮은 시청률로 퇴장한 것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도약이다. 직장인들의 공감과 함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직장의 신’이 침체에 빠진 KBS 드라마를 살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mewolong@osen.co.kr
'직장의 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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