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RA 디키(39,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너클볼은 명불허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너클볼이 상대 타자뿐만 아니라 동료도 어렵게 했다는 점이었다. 결국 경기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뉴욕 메츠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디키는 3일(한국시간)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이었다. 기대만큼 화려한 데뷔전은 아니었다.
약 125㎞를 전후해 형성된 디키의 너클볼은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변화를 자랑했다.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은 포수 J.P 아렌시비아에도 마찬가지였다. 패스트볼이 속출했고 이것이 실점으로 이어지며 출발이 꼬였다.

시범경기에서 손발을 맞춰봤지만 아직은 너클볼이 낯선 아렌시비아로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였다. 기록된 패스트볼만 3개였고 공을 놓치거나 제대로 잡지 못한 경우까지 합치면 그 배가 넘었다. 디키 또한 4회 폭투를 기록하기도 했다. 너클볼 투수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조시 툴, 마이크 니키스 등 전담 포수 등용의 목소리가 커질 법한 장면이었다.
디키의 토론토 이적 후 첫 실점은 생각보다 빠른 2회에 나왔다. 선두 브랜틀리에게 안타를 허용한 디키는 이후 레이놀즈와 치즌홀의 타석 때 패스트볼이 나오며 두 번이나 공짜로 진루를 허용했다. 1회부터 패스트볼 1개를 기록한 아렌시비아는 어디로 날아갈지 종잡을 수 없는 디키의 너클볼을 받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디키는 치즌홀의 땅볼과 스텁스의 안타 때 2실점을 먼저 실점했다.
불안불안하던 디키는 1-2로 뒤진 5회 시즌 첫 홈런을 얻어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선두 마이클 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후속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너클볼이 한가운데로 몰렸고 카브레라는 배팅볼을 치듯 정확히 타이밍을 맞춰 우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6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진 디키는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편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론토는 디키의 아쉬운 투구와 함께 1-4로 졌다. 기대를 모았던 타선도 3안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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