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뒀던 16승을 넘어 20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가 괴물같은 투구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퍼펙트 게임을 코앞에 두고 놓쳤지만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
다르빗슈는 3일(한국시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8.2이닝 동안 1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9회 2사까지 퍼펙트 게임을 벌이고 있었으나 마지막 타자인 곤잘레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초반부터 안정된 피칭이었다. 그리고 압도적이었다. 최고 97마일(156㎞)의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 140㎞ 후반대의 투심패스트볼과 커터, 그리고 130㎞ 중반대의 낙차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휴스턴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1회부터 3회까지 9타자 중 6명에게 삼진을 잡아낸 다르빗슈는 4회에도 알투베, 월러스, 페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는 선두타자 카터에게 경기 들어 가장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좌익수 머피가 침착하게 따라간 끝에 잘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엔키엘에게도 우익수 앞으로 빠지는 강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1루수 모어랜드가 뛰어 올라 낚아채며 퍼펙트를 지켰다. 이후 맥스웰을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한 다르빗슈는 삼진 10개째를 기록함과 동시에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에도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다르빗슈는 7회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월러스에게 삼진을 뽑아냈고 역시 누구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퍼펙트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8회 첫 타자 카터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실랑이를 벌였으나 끝내 변화구로 삼진을 잡고 위기를 넘긴 다르빗슈는 이후 엔키엘을 삼진, 페냐를 2루 땅볼로 처리하고 8회를 마쳤다.
7-0으로 앞선 9회 큰 기대와 함께 마운드에 오른 다르빗슈는 선두 타자 카스트로와 두 번째 타자 코프란을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대기록까지는 딱 한 타자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타자 곤잘레스에게 투수 다리 사이로 빠지는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땅을 쳤다. 기록이 깨진 다르빗슈는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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