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뛰어?” 美 언론까지 류현진에 ‘쓴소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03 13: 37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임을 고려하면 피칭 내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의 시각은 냉철했다. 작은 태도 하나까지 도마 위에 올리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억울한 점이 있을 법도 하지만 수용의 자세도 중요하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사적인 MLB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기록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6⅓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5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7회 1사까지 80개의 투구수로 버텼고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데뷔전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격려해줄 수 있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한 장면이 문제가 됐다. 바로 6회말 타석 때였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3루 방향으로 느린 땅볼을 쳤다.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타구를 따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비해 1루로 달려가는 류현진의 발걸음은 너무 느렸다. 전력질주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런 플레이에 다저스타디움의 홈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류현진의 태도를 나무란 것이다.

미 언론들도 즉각 이 태도를 문제 삼았다. CBS스포츠는 이 문제의 장면을 올려놓으면서 “팬들이 야유를 퍼부었다”고 소개했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MLB 데뷔전을 가졌다. 그의 인생에 있어 엄청난 압박과 흥분이 공존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것들이 그가 힘을 아끼는 원인이 됐을 것이다. 파울이라고 생각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비꼬았다.
류현진은 타석에 서는 것이 낯설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제대로 된 타격의 기회도 없었다. 공을 친 뒤 1루로 달려가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또 MLB의 많은 투수들 역시 타격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핑계를 대려면 댈 수는 있다.
하지만 다저스 팬들과 미 언론들은 ‘프로는 경기 중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우며 류현진을 질타했다. 또한 어찌됐건 류현진은 다저스의 루키다. 루키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저스의 팬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일 수도 있다. 다만 너무 신경 쓸 것은 없다. 고쳐가면 되는 문제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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