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류현진의 승리 불운이 재현됐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타선 침묵과 수비 실책 속에 오히려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막았다.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으나 다저스가 0-3으로 패하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중반까지 야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손쉽게 극복했다. 6회를 제외한 1회부터 7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어려움 속에서도 류현진은 병살타를 3개나 유도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3루수 루이스 크루스가 3차례 병살타를 모두 엮어내며 수비에서 류현진의 도우미를 자처했다.

개막전에서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칼 크로포드를 대신해 이날 라인업에 들어간 좌익수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도 3회 샌프란시스코 앙헬 파간의 좌측 라인 선상으로 굴러가는 타구를 깔끔한 펜스 플레이와 정확한 송구로 2루에서 잡아내며 류현진을 도왔다. 전반적으로 안정된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특급 좌완 매디슨 범가너를 맞아 다저스 타자들의 방망이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2회 2사 후 안드레 이디어의 좌측 2루타 이후 출루가 끊겼고, 0-3으로 뒤진 8회 2사 후 A.J 엘리스가 우측 라인선상 2루타로 출루했으나 역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범가너에게 산발 2안타로 철저하게 막히며 이렇다 할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단 한 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터진 안타는 이디어의 2루타가 유일했다. 9회까지 다저스는 산발 2안타로 막히며 심각한 빈타에 허덕였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주전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의 부상을 틈타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로 나오고 있는 저스틴 셀러스가 7회 치명적인 실책 2개를 범헀다. 7회 첫 타자 호아퀸 아리아스의 땅볼 타구에 1루 악송구를 범하며 출루시키며 류현진 강판의 단초를 제공했다. 류현진이 내려가며 이어진 1사 2·3루에서도 셀러스는 범가너의 땅볼 타구에 홈으로 악송구를 저지르며 추가 2실점까지 내줬다. 결과적으로 수비도 아쉬웠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에도 심각한 타선의 득짐지원 미비와 수비 실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고연봉팀 다저스에서는 다를 줄 알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단 한 점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3실점 중 2점이 비자책점이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그에게 낯설지 않은 '퀄리티 스타트 패전'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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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