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무성의한 주루, 굉장한 잘못…반성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03 14: 43

"무조건 내 잘못이다. 많이 창피했고, 반성하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투구가 아닌 주루 플레이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6⅓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의 피칭보다 더욱 화제가 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무성의한 주루 플레이였다. 

문제의 장면은 6회말 두 번째 타석이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3루 방면에 느린 땅볼을 쳤다.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타구를 따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1루로 향하는 류현진의 발걸음에는 여유가 넘쳤다. 마치 산책이라도 가듯 터벅터벅 걷다시피했다. 전력질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성의한 주루 플레이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류현진을 향해 다저스타디움의 홈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매경기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야구의 기본에 벗어난 류현진의 태도에 다저스 홈팬들이 가차없이 질타한 것이다. 그 순간 현지 기자들도 웃음과 함께 술렁일 정도로 류현진의 주루 플레이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류현진의 덩치가 워낙 크기에 더욱 눈에 띈 것도 없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신인이기에 악착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게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미국 현지 기자들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내가 굉장히 잘못한 부분이다.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타구가 훨씬 빗맞았다. 아웃이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한 것이다. 
이어 그는 "투구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 체력 안배를 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자책한 뒤 "관중들이 야유를 보낼 때 많이 창피했고,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스스로도 큰 잘못임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은 투수들이 방망이를 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내 실수는 절대 문화 차이가 아니다. 무조건 내 잘못"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야구 문화가 아닌 전적으로 본인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실수임을 거듭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부터 난데없이 타석에서 홈팬들의 야유를 받은 류현진. 큰 깨달음을 얻었기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류현진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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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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