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욱, 초반 난조 딛고 6이닝 무실점 ‘합격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03 20: 45

첫 세 타자까지는 낙제점이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번 위기를 넘긴 뒤로는 역투를 거듭했다. 6회가 지난 뒤 여건욱(27, SK)의 성적표는 합격점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여건욱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6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첫 1군 등판, 그리고 프로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의 상승세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첫 등판이라 긴장했을까. 1회는 제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여건욱은 정수빈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진 김현수의 타석에서도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세 타자를 상대하면서 얻은 스트라이크라고는 정수빈의 번트 파울밖에 없었다. 무사 만루. SK 벤치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여건욱은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김동주를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 이종욱을 홈에서 잡으며 한숨을 돌린 여건욱은 홍성흔도 1루 땅볼로 유도했다. 1루수 한동민의 침착한 홈 송구로 3루 주자 정수빈을 잡은 SK는 파울인 것으로 착각하고 타석에 물끄러미 서 있었던 홍성흔까지 태그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SK 벤치 전체가 환호했다.
위기를 땅볼 2개로 넘긴 여건욱은 2회부터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1사 후 허경민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피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제구력을 되찾은 140㎞ 중반대의 직구는 두산 방망이를 공략했고 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 구사도 자신감과 함께 예리해졌다.
팀이 6회 3점을 뽑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여건욱은 6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1회와는 달랐다. 정수빈을 1루수 땅볼로,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2사 1루에서 김동주를 볼넷을 주긴 했지만 다음 타자 홍성흔을 풀카운트에서 한가운데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진 여건욱은 4-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다. 피안타는 허경민에게 허용한 것이 유일했다. 볼넷이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1회를 제외하면 나머지 5이닝에서 볼넷은 3개로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여건욱은 경기 결과에 따라 데뷔 첫 승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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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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