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안방에서 페널티킥 4개를 얻어내고도 3개를 실축하며 가시와 레이솔에 참패를 당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3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경기서 2-6으로 완패를 당했다. 페널티킥을 4차례나 얻어냈지만 라돈치치와 정대세가 연달아 고개를 숙였다. 정대세는 페널티킥만 2개를 실축하며 골잡이로서 실망스런 모습을 남겼다. 여기에 포백 라인은 90분 내내 안정감을 주지 못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2무 1패(승점 2점)를 기록하며 앞서 구이저우 런허를 물리친 센트럴 코스트(승점 4)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반면 가시와는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기록, 조 선두를 질주했다.

수원은 최전방에 라돈치치와 정대세를 필두로 좌우 측면에 최재수와 서정진으로 뒤를 받치게 했다. '캡틴' 오장은과 박현범은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홍철 곽희주 곽광선 홍순학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양동원이 차지했다.
전반 초반 최재수-홍철의 좌측면과 서정진-홍순학의 우측면이 활기를 띠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전반 5분 우측 풀백 홍순학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와중 일격을 맞았다. 전반 15분 아크 서클 근처에서 레안드로 도밍게스가 침투 패스를 넣었고, 중앙 수비수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다나카 준야가 가볍게 골망을 흔들며 1-0으로 리드했다.
원정에서 선제골을 넣은 가시와는 급할 것이 없었다. 수비 라인을 깊숙히 내린 채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쳤다. 반면 수원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패스 미스가 자주 나왔고, 가시와의 압박을 좀체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막판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수원은 전반 42분 정대세가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감했다.

전열을 가다 듬은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분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라돈치치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기회 뒤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6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걷어냈지만 구리사와 료이치가 그대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2-0으로 리드했다.
하지만 수원도 곧바로 만회골을 넣으며 반격에 나섰다. 후반 6분 정대세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최재수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연결, 1-2로 추격에 시동을 거는 듯했다.
기쁨도 잠시 수원의 수비진은 또 한 번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후반 10분 구도 마사토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감아 차 3-1로 달아났다.
이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후반 15분 라돈치치의 헤딩 슈팅은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1분 뒤 다나카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혔다.
수원은 후반 20분 정대세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대세의 오른발 슈팅이 허공을 가르며 무위에 그쳤다.
한 번 흐트러진 수원의 수비 집중력은 좀체 본연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후반 21분 다나카가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린 뒤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4-1로 크게 앞서 나갔다.
서정원 감독은 후반 25분 최재수 대신 스테보를 투입하며 칼을 빼들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26분 정대세가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번엔 스테보가 키커로 나서 시원스레 골망을 흔들며 2-4로 추격을 시작했다.
가시와는 거칠 것이 없었다. 한 번 열린 수원의 골문은 닫힐 줄 몰랐다. 수문장 양동원이 한 차례 슈팅을 막아냈지만 이어진 구리사와의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문에 꽂혔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뒤늦게 반격에 나선 수원은 후반 44분 서정진이 4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앞서 한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정대세의 슈팅이 또 한 번 골문을 벗어나며 눈물을 삼켰다.
도리어 수원은 종료 직전 김창수의 크로스를 받은 구도에게 쐐기골을 허용, 2-6 완패를 시인해야 했다. 대패의 쓴맛을 삼킨 수원은 오는 6일 안방에서 대구 FC와 K리그 클래식을 치른 뒤 9일 가시와 원정길에 올라 ACL 조별리그 4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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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