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는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고 4번 타자는 데뷔 첫 결승타를 쳤다. 선두 타자는 생애 첫 결승점을, 2번 타자는 생애 첫 출루를 경험했다. SK 신예들이 첫 기록을 쏟아내며 팀에 값진 시즌 첫 승을 안겼다.
SK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여건욱의 6이닝 무실점 역투와 한동민의 2타점 결승타를 앞세워 4-1로 이겼다. 개막 이후 3연패의 늪에 빠졌던 SK는 뒤늦게 첫 승을 신고하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전지훈련부터 기대를 모았던 SK의 신예들이 일을 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SK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한 여건욱 한동민 이명기 박승욱이 모두 팀 승리에 적잖게 공헌했다. 이들을 믿고 꾸준히 중용한 SK 벤치의 기대가 적중하는 한 판이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1회말과 6회초였다. 이날 2009년 이후 첫 1군 무대 등판이자 데뷔 후 첫 선발 등판한 여건욱은 1회 긴장한 탓인지 제구가 흔들렸다. 선두 이종욱부터 김현수까지 세 타자 연속 볼넷을 줬다. 그러나 김동주 홍성흔이라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을 땅볼로 유도하고 불을 껐다.
위기를 넘기며 어깨 위의 압박감이 사라진 여건욱은 이후 6회까지 1피안타만 허용하며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역투였다. 결국 팀의 시즌 첫 승리투수로 이름을 새겨 넣었다.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 그리고 베테랑 채병룡도 하지 못한 일을 여건욱이 해낸 것이다.
타선에서는 신예 3인방의 활약이 돋보였다. 또 다른 승부처인 6회에서는 이명기 박승욱 한동민이 주역이었다. 개막 이후 선두 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명기는 이날 6회 1사에서 좌전안타로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이명기와 박승욱의 합작품이 나왔다. 이명기가 도루를 시도하자 유격수 손시헌이 2루 베이스로 움직이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박승욱이 의도적으로 밀어쳐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역시 박승욱의 데뷔 후 첫 출루였다.
해결사는 한동민이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김선우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던 한동민은 최정의 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아슬아슬한 풀카운트 접전이 벌어졌다. 베테랑 김선우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듯 보였지만 한동민은 7구째 1·2간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환호했다. 한동민의 이 타점은 결승타가 됐고 홈을 밟은 이명기는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기록이었다.
신예 4인방의 활약을 앞세운 SK는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다소 속도가 더딘 SK 세대교체의 선봉장들이 합작한 승리라 의미는 남달랐다. 신예들의 패기가 SK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존 선수들의 분발도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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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