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데뷔전 패배 통해 얻은 3가지 깨달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04 06: 14

LA 다저스 류현진(26)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가능성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하지만 굳이 따지면 아쉬움이 더 많았다. 안타를 10개나 맞으며 팀이 졌고, 때 아닌 무성의한 주루 플레이로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하지만 '승리는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만, 패배는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는 격언이 있다. 데뷔전 패배를 통해 류현진은 3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 ML 타자들의 공격적인 스타일
가장 큰 깨달음은 역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이날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타자들로부터 무려 10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중 3구 이내를 통타당해 맞은 안타가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초구 1개, 2구 3개, 3구 4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빠른 볼카운트에서 과감하게 배트를 내밀었다. 

류현진은 "타자들이 1~2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더라. 볼카운트를 잡으려 들어가다가 안타를 많이 맞았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가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기 때문에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으려 한 것이 안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투구수를 아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등판부터는 초구부터 조심히 승부하겠다"며 스타일 변화 예고했다. 
▲ ML 심판 스트라이크존 적응
샌프란시스코가 선발 라인업 9명 중 8명을 우타자로 집중배치했고, 류현진은 대부분 바깥쪽 코스 승부 벌였다. 국내에서 뛸 때도 류현진은 우타자 바깥쪽을 잘 활용하는 투수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초반부터 류현진은 바깥쪽 코스가 스트라이크로 잡히지 않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메이저리그는 한국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상하가 넓은 대신 좌우가 좁은 편으로 알려져있다. 
류현진의 데뷔전에서도 이 같은 특성이 잘 나타났다. 좌우 코너워크 활용도가 뛰어난 류현진으로서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류현진은 "심판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존이 있다. 선수가 심판한테 맞춰나가야 한다. 다음부터는 조금 더 안 쪽으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좌우존의 폭을 조금 더 좁혀서 메이저리그식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라
류현진은 데뷔전부터 홈팬들로부터 난데없이 아유를 받아야했다. 6회말 타석 때문이었다. 3루 쪽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땅볼을 쳤으나 1루를 향해 거의 걸어가듯 터벅터벅 뛰었다. 전력질주의 의지가 전혀 없었기에 아웃이 된 후 덕아웃에 돌아가는 류현진에게 다저스 홈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팀이 1안타로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야구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을 호되게 나무랐다. 
류현진은 "내가 굉장히 잘못한 부분이다.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훨씬 빗맞아서 아웃이 될 줄 알고, 투구에 집중하기 위해 체력 안배 차원에서 그랬다"며 "야유를 받을 때 굉장치 창피했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투수들이 타격을 하지 않지만 문화 차이는 아니다. 무조건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자책했다. 비단 주루 플레이 뿐만이 아니다. 투구에서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프로의 기본을 새삼 깨달았다. 류현진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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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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