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진부한 통속극과 선굵은 정통극 사이의 갈림길에 놓였다. 아직 흥행에 대한 전망도 유보적이다.
‘남자가 사랑할 때’가 지난 3일 진한 멜로드라마의 묵직한 향기를 전하며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한순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인 남녀의 사랑을 그린 정통멜로드라마다.
첫 방송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사채업자가 된 한태상(송승헌 분)이 가난에 찌든 서미도(신세경 분)와 처절하고 질긴 인연을 맺는 과정이 담겼다. 미도로 인해 목숨까지 내놓는 태상과 의도치 않게 한 남자에게 치명타를 입힌 여자 미도는 장면 하나 하나가 가슴을 후벼 팠다.

앞으로 이 드라마는 태상을 사랑하는 백성주(채정안 분)와 미도가 사랑하는 이재희(연우진 분) 등 네 남녀가 열병 같은 치정 관계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만 봐도 사랑과 복수에 사로잡힌 인간의 치명적인 욕망을 그려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했다. 인간의 뒤엉킨 욕망과 꼬이고 꼬인 사랑관계. 김인영 작가의 전공이다.
개인의 심리와 인물간의 관계를 무게감 있게 그리는 김 작가는 이번 드라마 역시 특유의 섬세한 필력을 자랑했다. 탁월한 심리묘사는 첫 방송부터 높은 흡인력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작 ‘태양의 여자’, ‘적도의 남자’와 마찬가지로 드라마는 뻔했고 흔하디흔했다. 김 작가의 작품이 매번 그러하듯이, ‘남자가 사랑할 때’의 성공관건도 상투적인 캐릭터와 설정을 얼마나 개연성 있게 그리느냐에 달렸다.
일단 김 작가는 제 아무리 진부한 통속극이라 해도 설득력 있게 그린다면 선굵은 정통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본인이다. 과연 김 작가가 높은 개연성과 흡인력으로 안방극장을 치명적인 사랑 열풍에 휩싸이게 할 수 있을지 태상과 미도의 사랑의 향방만큼이나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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