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남녀 배우 두 명이 정통멜로드라마에서 만났다. 바로 MBC 새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송승헌과 신세경이다.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아쉬운 연기는 앞으로 극복할 문제다.
‘남자가 사랑할 때’가 지난 3일 첫 방송을 마쳤다. 이 드라마는 가난 때문에 사채업자가 된 거친 남자 한태상(송승헌 분)과 그에게 치명타를 입힌 여자 서미도(신세경 분)의 뜨거운 사랑을 그리는 정통멜로드라마다. 욕망에 얽힌 두 남녀의 사랑과 복수를 다룬다.
화려한 영상으로 수습하는 액션드라마도, 재치 넘치는 장치로 시선을 뺏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작가의 필력과 배우의 연기, 이를 모두 담을 수 있는 감독의 연출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김인영 작가의 섬세한 감정표현은 여전했고, 김상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은 뛰어났다.

물론 김 작가 특유의 통속적인 캐릭터도 여전했다. 때문에 상투적인 캐릭터를 상투적이지 않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중요했다. 일단 첫 방송만 봤을 때 남녀 주인공인 송승헌과 신세경의 연기력은 극의 몰입을 방해하진 않았다.
송승헌은 상처를 숨긴 채 밑바닥을 사는 태상이라는 인물을 진한 남성미와 동정심을 유발하는 슬픈 눈빛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청순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미도는 신세경에게 적임이었다. 두 사람 모두 작심한 듯 연기에 몰입한 흔적은 엿보였다. 캐릭터 소화는 문제 없었다. 하지만 복잡한 갈등구조와 질퍽거리는 감정선을 연기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있었다.
김 작가의 탁월한 심리묘사를 고스란히 전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것.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라고 해도 시종일관 딱딱한 표정의 신세경의 연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속사포 같은 대사 속에 부정확한 송승헌의 대사 처리와 호흡도 걸렸다.
두 사람은 전작에서 연기력 평가가 엇갈렸다. 호평과 혹평 사이에서 늘 연기력 논란 꼬리표가 있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연기력이 중요한 정통멜로에서 호흡을 맞춘다고 했을 때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송승헌과 신세경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제작발표회에서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이제 1회만 방송됐다. 향후 두 사람이 자신들을 향한 아쉬운 시선을 떨치고 ‘남자가 사랑할 때’를 힘 있는 정통멜로드라마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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