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교 립스틱부터 19금 패러디까지..'그겨울'이 남긴 것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4.04 07: 35

매서운 겨울바람에 가슴 시려하던 두 사람에게도 결국 벚꽃이 만발하는 봄이 왔다.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 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는 지난 3일 오후 두 남녀 주인공의 행복한 모습을 그리며 종영했다. 두 달 여의 시간의 여행을 마친 ‘그 겨울’은 시청자 곁에 몇 가지 흔적들을 남기며 브라운관에서 퇴장했다.
#송혜교가 바른 립스틱 뭐지?
‘그 겨울’에서 여주인공 오영 역을 맡은 배우 송혜교는 환상적인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송혜교의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와 완벽한 이목구비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럴수록 송혜교의 의상, 화장법, 액세서리 등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송혜교가 했다 하면 ‘완판’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특히 일명 ‘송혜교 립스틱’으로 불리는 립스틱 제품은 방송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완판’ 돼 드라마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극중 송혜교는 시각 장애인이 직접 화장을 하는 모습을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선보였다. 시각 장애인으로 분한 송혜교가 손으로 얼굴을 더듬으며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자, 여성들은 이내 그 립스틱을 구매하기 위해 화장품 가게로 달려갔다.
#송혜교가 립스틱이라면 조인성은 멜빵
송혜교가 ‘완판녀’라면 조인성은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완판남’으로 등극했다. 조인성은 선명한 색깔의 롱 재킷, 댄디한 카디건, ‘멜빵’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서스펜더 등 보통 사람들은 소화하기 힘든 아이템들을 척척 걸치고 등장했다. 그의 이런 모습에 남성들은 부러움을, 여성들은 감탄을 쏟아냈다.
특히 조인성이 드라마 초반부터 자주 착용했던 서스펜더는 조인성 패션의 포인트로 눈길을 끌었다. 조인성은 클래식한 느낌의 옷차림에 서스펜더라는 익숙지 않은 조합을 소화해 냈다. 그의 훤칠한 키와 우월한 비율 덕분에 자칫 ‘초딩’처럼 보일 수 있는 서스펜더는 훌륭한 패션 아이템으로 탈바꿈했다.
#오수와 오영의 애틋한 사랑이 19금 패러디로
‘그 겨울’에 등장하는 애틋한 장면들은 예능프로그램으로 건너가 무수한 패러디를 남겼다.  지난달 9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서는 개그우먼 이영자와 방송인 신동엽이 각각 송혜교, 조인성으로 분해 패러디 연기를 펼쳤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단다’라는 제목으로 변신한 ‘그 겨울’은 화끈한 19금 버전으로 변신해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비슷한 상황, 대사들이 연이어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SNL 코리아’에서 시작된 패러디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 ’그 겨울, 태풍이 분다’로 옮겨갔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허경환과 개그우먼 가 화제의 솜사탕 키스 장면을 재현했다. 또한 ‘무한도전’의 지난달 30일 방송 말미에는 박명수와 아역 배우 김유정의 솜사탕 키스 장면이 담긴 예고가 전파를 탔다.
#‘그 겨울’처럼 반(半) 사전제작하면 안되나요?
일반적인 국내 드라마가 촉박한 촬영 시간에 쫓기며 쪽대본에 연명하는 반면, ‘그 겨울’은 이미 완성된 대본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촬영으로 놀라운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 겨울’이 이러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이유에는 반 사전제작이라는 쉽지 않은 시도가 존재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자 시청자들은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국내 드라마 제작의 특성 상 100%의 사전제작은 불가능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사전 제작이 가능하다면 드라마의 질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 많은 이들은 ‘그 겨울’의 사례를 표지 삼아 드라마 제작 환경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바라고 있다.
mewolong@osen.co.kr
'그 겨울', 'SNL 코리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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