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이 3일(한국시간) 역사적인 메이저리그(MLB)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전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충분히 인상적이었다는 한 컬럼니스트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FOX스포츠의 저명 기자인 존 폴 모로시는 4일 자신의 컬럼을 통해 “류현진이 기억할 만한,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밝히는 데뷔전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데뷔전을 지켜봤다는 모로시는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3실점(1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패전의 멍에를 쓰기는 했지만 데뷔전임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회의론자들은 무려 10개의 안타를 맞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모로시도 “복합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10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자책점은 하나였다. 회의론자들은 류현진에게 운이 자주 따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모로시는 이와 같은 표면적인 결과를 떠나 류현진의 담력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로시는 “한 경기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말아야겠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도 있다. 바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상대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였는데도 말이다”며 류현진의 냉정함을 칭찬했다. 모로시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는 포수 A.J 엘리스의 말도 인용했다.
한편 모로시는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의 데뷔전을 상기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로시는 “류현진과 다르빗슈는 다른 투수지만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똑같다”라며 “다르빗슈는 지난해 데뷔전에서 5⅔이닝 동안 5실점에 4개의 볼넷을 내줬다. 반면 류현진은 단 하나의 볼넷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르빗슈가 시간이 갈수록 성장한 것처럼 류현진에게도 그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주장이다.
모로시는 “만약 류현진이 다르빗슈처럼 MLB에 적응할 수 있다면 다저스는 6000만 달러가 넘는 투자 금액에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한편 타격 후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는 류현진이 경기 후 공개적으로 실수를 인정했다며 “같은 실수를 두 번 일으킬 선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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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