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전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공수 집중력 부족.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3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경기서 2-6으로 참패를 당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2무 1패(승점 2점)를 기록, 앞서 구이저우 런허를 물리친 센트럴 코스트(승점 4)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남은 3경기 중 2경기가 원정이라 16강행에 적색등이 켜졌다.

대패의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공수에서 모두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던 것이 가장 뼈아팠다. 페널티킥을 무려 4개를 얻어내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고도 3개를 실축했고, 수비진은 무려 6골을 내주며 자멸했다.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여럿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집중력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페널티킥 실축이 악몽의 시발점이 됐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라돈치치가 넣지 못했다. 가정법이지만 만회골로 연결됐더라면 흐름은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을 터.
집중력 부족은 종료 직전까지 이어졌다. 후반 6분 추가골을 내줬지만 다행히 곧바로 최재수가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에 시동을 거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10분 또 한 번 실점을 허용하며 1-3으로 끌려 갔다. 그리고 후반 20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정대세가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허공을 갈랐다. 실로 맥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2번의 페널티킥 실축은 '멘탈 붕괴'가 되기에 충분했다. 집중력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1분 뒤 4번째 골을 내줬고, 후반 26분 정대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스테보가 차 넣었지만 다시 2분 뒤 5번째 골을 허용하며 전의를 상실했다. 수원은 결국 후반 막판 정대세가 한 차례 더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종료 직전 쐐기골을 내주며 대패의 쓴맛을 봤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높은 '집중력'은 뛰어난 '기량'만큼이나 승부를 가를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는 강한 정신력에서 나오는 것인데 가시와를 상대한 수원은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연달아 페널티킥을 실축한 앞선은 급한 마음에 우왕좌왕했고, 포백 라인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지는 등 집중력을 완전히 잃으며 먹히지 않아도 될 골을 허용했다. 더욱이 앞서 2경기서 2무승부에 그친 수원은 안방에서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의욕이 넘쳤던 것이 아이러니컬하게 집중력 부족으로 이어지며 도리어 역효과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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