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뛰겠다".
KIA 외야수 김주찬이 지난 3일 한화와의 대전구장에서 사구에 왼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골절상까지 당한 줄을 몰랐던 모양이다. 경기에 계속 뛰겠다고 고집했다. 선동렬 감독과 트레이너가 말려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고 한다. 지독한 근성이 아닐 수 없다.
김주찬은 1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유창식의 3구째에 왼손목을 강타당했다. 번트모션을 취하려다 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급하게 팔을 뺐으나 정통으로 가격당했다. 그 자리에 쓰러진채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김주찬은 2~3분 정도후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더니 1루로 걸어갔다.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에 임했다. 급기야 2루 도루까지 감행해 성공했고 후속타자의 안타때 홈까지 밟았다. 때문에 선동렬 감독을 비롯한 덕아웃의 동료들, 심지어 팬들도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착각했다.
KIA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주찬은 공수교대시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1회말 수비수로 나가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무 트레이너의 생각이 달랐다. 아무리봐도 김주찬의 부위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곧바로 선감독에게 보고했고 곧바로 교체해 병원검진을 받도록했다.
만일 그대로 뛰었다면 2차 부상까지도 예상될 수 있었다. 서둘러 김주찬을 병원으로 보낸 KIA측은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최악의 골절상은 아니길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감무소식이었다. 통상적으로 병원검진 시간이 소요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조짐이었고 골절상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날 김주찬은 골절상을 입은채로 도루와 득점을 올렸다. 더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부위가 아팠을텐데도 계속 뛰겠다는 지독한 근성까지 보였다. 50억 원의 FA 잭팟을 터트린 선수답지 않은 근성이었다. 그러기에 KIA에게는 김주찬의 두 달 공백이 더욱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