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6승' 김응룡, 이토록 첫 승 힘들줄이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4.04 10: 19

"혈압이 15개나 올랐어".
김응룡 한화 감독의 혈압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 3일 KIA와의 대전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개막 이후 15개나 올랐다"며 웃었다. 자신의 혈압 이야기를 통해 한화의 개막 이후 힘겨운 행보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농담 같았지만 사실이었다. 주변의 코치들도 "시즌이 들어서면서 감독님의 혈압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고 귀뜸했다. 뿐만 아니라 상대편 덕아웃의 제자 선동렬 KIA 감독과 이날 유소년 야구단 창단행사차 대전구장을 찾은 박찬호도 "김 감독님의 혈압이 걱정된다"고 했다.

현재의 한화의 현주소를 감안하면 젊은 감독들도 혈압이 정상이라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내가 삼성 사장하면서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알아? 몸이 가장 안좋아졌어. 역시 야구인은 야구를 해야 좋은 법이야. 승패에 전전긍긍하면서도 그라운드에 있는 것이 좋은거야"라고 웃었다. 
한화는 개막 이전부터 최약체 후보로 꼽혔고 실제로 개막 이후 어려운 행보를 하고 있다. 사직 롯데전에서 앞서다 2연패를 당했고 4월2~3일 KIA와의 홈경기에서도 내리 패해 4연패중이다. 타격은 정상권이지만 투수와 수비, 주루 등에서 짜임새가 없다. 4경기에서 38개의 사사구, 외야진의 실책성 수비가 겹치면서 비롯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역대 프로야구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3일 현재 2675경기에 출전해 1476승을 거두었다. 수십년 동안 전장을 누비며 승리를 밥먹듯 했던 그였다. 그러나 8년만에 그리운 그라운드에 복귀했으나 첫 승이 누구보다도 목마른 감독이 되었다. 그는 "거참, 1승만 하면 혈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역시 감독에게 최고의 보약은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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