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 두 자릿수 승리가 목표다.”
출발이 좋다.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롯데 자이언츠 우완 고원준(23)이 시즌 첫 등판부터 기분 좋은 호투를 펼쳤다.
고원준은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동안 5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줄곧 5선발 경쟁을 벌이던 고원준은 개막 후 4차전에 선발투수 등판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일단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직구는 140km를 조금 넘겼지만 최고 144km까지 찍었다. 직구만큼이나 재미를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고원준은 투심 패스트볼 27개를 던졌는데 그 가운데 20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정도로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다.
총 투구수는 88개,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 61개 볼 27개를 기록하면서 이상적인 비율로 던졌다. 슬라이더는 NC 타자들의 방망이를 나오게 하는데 쓰였고 구속 90km짜리 슬로우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흔들어 놓았다.
작년 우여곡절 끝에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고원준이다. 그래서 고원준은 지난겨울 말을 하기 보다 묵묵히 훈련을 하는 쪽을 택했다. 작년 선발로 시즌을 시작해 불펜을 오간 고원준은 선발 재진입을 위해 겨울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고원준은 3일 경기 후 “오늘 피칭에는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이전 게임에서 풀카운트로 많이 가서 오늘은 빨리 승부하자고 코치님께서 주문하셨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정민태 코치의 지도를 받은 고원준은 빠르게 예전 기량을 되찾고 있다.
이어 고원준은 “완투 욕심은 없었다. 한 타자 한 타자 잡는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마지막 타자에게 안타를 준 것이 아쉽다”고 했다. 이날 고원준이 특히 돋보였던 점은 투구수 관리에 성공했다는 것.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고원준은 투구수 100개를 넘기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의 공을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조금만 더 무리를 하면 충분히 완투까지 가능할 투구수였다. 그렇지만 고원준은 일단 완투에 대한 바람을 다음번으로 잠시 미뤘다.
올해로 프로 5년차를 맞은 고원준은 또 다른 목표를 하나 세웠다. 바로 10승 투수가 되는 것.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고원준은 아직 10승을 거둔 적이 없다. 2011년 9승이 최고 기록이다. 그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두 자리 승수 쌓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고원준이 껍질을 깨고 선발진에 안착한다면 롯데의 마운드 전력은 더욱 강해지게 된다. 2013년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끼운 고원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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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