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가 맞는 것일까.
대대적인 투자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팀 연봉 기록을 쓴 LA 다저스가 개막 3연전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보다 실망이 크다.
다저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디펜딩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개막 3연전에서 1승2패에 그쳤다. 작년과 비교할 때 이렇다 할 전력보강에 없는 샌프란시스코이지만 공수에서 탄탄한 투수진과 타선의 조직력을 앞세워 다저스를 압도했다. 다저스는 2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연봉팀답지 않게 무기력했다.

개막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완봉승과 함께 결승 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4-0 영봉승을 거둔 다저스는 그러나 류현진이 등판한 두 번째 경기에서 타선이 산발 2안타에 그치는 극심한 빈타로 0-3 영봉패를 당하더니 마지막 경기에서도 잔루만 무려 12개를 남기는 집중력 부재 속에 3-5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눈에 띄는 건 타격 부진이다. 이제 겨우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7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3점에 그치고 있다. 91타수 16안타로 팀 타율이 1할7푼6리에 불과하다. 중심타자 맷 켐프와 루이스 크루스가 나란히 10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침묵하고 있고, 애드리안 곤잘레스(0.111)와 안드레 이디어(0.0.250)도 힘을 못 쓰고 있다.
특히 득점권 찬스에서 심각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개막 3연전에서 다저스 타선은 득점권에서 27타수 2안타로 타율이 7푼4리에 불과하다. 잔루도 21개로 경기당 평균 7개씩을 남기고 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득점권에서 14타수 1안타로 침묵했고 잔루만 무려 12개를 남겼다. 심각한 집중타 부재에 시달린 것이다.
다저스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타격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지난해 8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곤잘레스와 칼 크로포드를 영입하며 타선 강화에 성공하는 듯했다. 개막 3연전에 타율 5할5푼6리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크로포드가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곤잘레스의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기존의 켐프-이디어-크루스가 동반 침체하고 있는 게 치명적이다.
공격 뿐만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다저스는 최고연봉팀답지 않게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개막 2~3번째 경기에서 2경기 연속 2실책 경기를 했다. 헨리 라미레스의 부상으로 주전 유격수가 된 저스틴 셀러스가 류현진 등판날 7회에만 송구 실책 2개를 저지르며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다. 3루수 크루스가 유격수로 이동했지만, 2루수 슈마커와 1루수 곤잘레스가 포구-송구 실책을 범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겨우 시즌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공수에서 아직 다저스는 완전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빅리그 데뷔 첫 해 류현진에게도 자칫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타선 침묵과 수비 불안은 한화 시절 자주 겪었던 일이지만 겪으면 겪을수록 고통스럽다. 3연전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다저스도 주위의 의심을 지울 수 있다. 아울러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적응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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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