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좌완이 던지는 구종들은 모두 빼어났다. 타 팀 전력분석원들도 그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을 정도. 게다가 외야진의 젊은 피는 천금같은 역전 결승타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SK 와이번스가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쾌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SK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7이닝 3실점 호투한 선발 레이예스와 7회 터진 이명기의 2타점 역전 결승 3루타에 힘입어 7-5로 승리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3연패 후 2연승, 시즌 전적 2승 3패(4일 현재)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컨텐더의 DNA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반면 두산은 박빙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안방에서 1승 후 2연패로 주춤거렸다. 잠실을 공유 중인 LG와 주말 3연전을 앞둔 두산의 시즌 전적은 3승 2패다.

선취점의 주인공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목곰’ 김동주가 상대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7구 째 컷 패스트볼(148km)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월 선제 솔로포로 연결했다. 낮게 걸친 레이예스의 결정구를 그대로 잡아 당겨버린 김동주의 힘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던 장면이다.
선실점한 SK는 3회초 박진만의 볼넷과 2루 도루, 이명기의 좌전 안타에 이은 한동민의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 역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재상이 2루 땅볼에 그치며 동점 기회를 미뤘다. SK는 4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뒤 5회초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박진만의 우익수 방면 2루타 후 정근우가 3루 희생번트에 성공하며 1사 3루가 된 순간. 타석의 이명기는 상대 선발 김상현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플라이를 때려냈고 박진만은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클리닝타임 후 전광판 정전으로 인해 경기가 20분 간 지연된 뒤 속개된 6회초. SK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한동민의 우익수 방면 2루타와 박재상의 희생번트, 대타 조성우의 볼넷으로 1사 1,3루 찬스를 맞은 SK. 그러나 임훈의 타구가 유격수 손시헌 앞으로 흐르는 병살타가 되며 SK의 득점 기회도 사라지고 말았다. 위기를 넘은 두산은 6회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손시헌의 좌전 안타와 민병헌의 볼넷, 박건우의 적절한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두산. 김현수의 타구는 전진 시프트를 펼친 2루수 정근우 앞으로 흘러갔고 타구는 정근우의 몸을 맞고 앞으로 흘렀다. 정근우는 재빨리 공을 잡았으나 송구 지점을 확실히 선택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고 그 사이 손시헌이 득점하는 동시에 민병헌까지 3루를 밟았다. 야수선택으로 2-1 리드를 잡은 두산이지만 한 점 밖에 앞서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두산에게 치명타로 다가왔다.
7회초 SK는 세 번째 투수 변진수를 상대로 박진만의 볼넷에 이은 정근우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1,2루 기회를 맞이했다. 다급해진 두산은 우완 윤명준을 투입, 진화에 나섰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명기가 중견수 방면으로 때려낸 타구. 중견수 정수빈이 다이빙캐치에 나섰으나 이는 글러브에 들어가지 못하고 뒤로 빠지는 2타점 역전 3루타로 이어졌다. 이어 윤명준의 폭투까지 나오며 이명기도 홈을 밟아 4-2, SK는 한 점을 더 달아났다.
7회말 두산 공격. 두산은 오재원의 3루 강습안타와 양의지의 볼넷 등으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의 민병헌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레이예스로부터 1타점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3-4 턱 밑까지 추격하는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박건우가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두산은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8회초 SK는 임훈의 1타점 우전 안타와 상대 폭투를 틈 탄 데 이어 정근우의 1타점 적시타로 7-3을 만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두산은 8회말 팀 복귀 후 첫 손맛을 본 홍성흔의 중월 투런으로 5-7까지 따라잡았으나 승패 향방을 바꾸지는 못했다.
SK 선발 레이예스는 7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4개) 3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뒀다. 최고 152km의 포심은 물론 투심-슬라이더 등 구종들이 움직임과 구속 모두 뛰어났다.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명기는 결승 3루타 포함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SK 외야의 다크호스로 위력을 떨쳤다.
반면 두산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변진수는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잡고 1피안타 2실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김동주와 홍성흔은 이날 나란히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으나 팀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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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