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신 데이터 야구'를 이끄는 젊은 감독이다.
지난 시즌 후 감독으로 취임한 염 감독은 오랜 기간 자신이 선수, 코치, 운영팀 직원을 지내며 축적해놓은 데이터를 넥센 전력에 접목시켜 초보 감독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LG전에 선발 등판한 김영민도 염경엽식 데이터 야구의 결과였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막판 선발 운용에 대해 밝히면서 "토종 선발은 일단 김병현, 강윤구, 장효훈으로 갈 것이다. 김영민은 선발 대기"라고 말했다.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장효훈의 구위가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김영민은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4일 선발 출격을 명받았다. 그가 앞선 2경기 불펜 등판에서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던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영민이 시즌 첫 선발로 나선 것은 이날 경기가 바로 LG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영민은 지난해 5승9패 평균자책점 4.69로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유독 LG전에서는 3승1패 평균자책점 2.41로 강했다. 수치상으로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전반기 5승을 몰아올릴 때 우연히 LG를 많이 만나면서 거둔 승수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데이터와 김영민의 자신감을 믿고 그를 LG전에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김영민은 이날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묶으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염 감독은 "선발 김영민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고 칭찬했다.
염경엽 감독이 '젊은 힘'의 넥센에 데이터를 적용시키면서 넥센은 올 시즌 더 무서운 팀이 됐다. 야구에 있어 무엇보다 무섭지만 반대로 또 가장 위험한 것이 데이터다. 염 감독이 데이터와 믿음 사이에서 팀을 절묘하게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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