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었던 SK 타선, SK 방식대로 살아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05 06: 36

꽉 막혀 있었던 SK의 타선이 살아났다. 역시 답은 그들 스스로에게 있었다. 공격에서의 문제점을 그들의 방식대로 풀어낸 SK가 기력을 찾으며 한 걸음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개막 후 3연패에 늪에 빠졌던 SK는 3일과 4일에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2연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선발로 나선 여건욱과 조조 레이예스의 호투가 1차적인 원동력이었지만 적시적소에 득점을 뽑아내며 마운드를 지원사격한 공격도 SK 벤치를 기쁘게 했다.
SK는 개막 후 3경기에서 팀 타율 1할8푼5리의 빈공에 시달렸다. 이명기 한동민 등 젊은 선수들이 분투했지만 기존 선수들의 방망이가 돌아가지 않으며 최하위권에 처졌다. 그러나 2연승 기간에는 3일 8안타, 4일 11안타를 뽑아내며 점차 감이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또 있다. 타선의 짜임새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안타 수보다 더 긍정적인 요소다.

3일 경기에서는 6회가 그랬다. 5회까지 무득점에 시달리던 SK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3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과정도 좋았다. 1사 후 이명기가 안타로 출루했고 작전이 들어맞았다. 이명기의 도루 시도 때 유격수 손시헌이 2루 베이스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박승욱이 유격수 방면으로 공을 굴리며 내야안타를 뽑아냈다. 병살로 이닝이 끝날 위기가 1사 1,2루의 기회로 돌변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4번 타자’ 한동민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해결사가 없었던 타선에서 한동민이 귀중한 몫을 해낸 장면이었다. 이 상황에서 1루 주자 최정이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3루까지 간 것 또한 칭찬해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는 후속 타자 박재상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으로 연결됐다. 주자를 3루에 놓고도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던 SK가 그토록 기다렸던 올 시즌 첫 희생플라이였다.
4일에서는 4-3으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었던 8회 3점을 뽑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선두 박재상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조성우가 희생번트에 실패해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SK는 볼카운트 2-2에서 과감한 런앤히트 작전으로 투수 윤명준의 혼란을 유도했다. 윤명준이 2루로 던졌지만 박재상은 베이스에 도달한 상태였고 덕분에 조성우까지 살았다. 박재상이 뛰지 않았다면 역시 병살이었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임훈의 타석 때도 초구에 런앤히트 작전이 나왔다. 누구나 희생번트를 예상한 상황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강공은 적시타로 결실을 맺었다. 두 번의 런앤히트가 1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후 SK는 조인성의 안타 후 김성현의 초구에도 또 한 번 런앤히트 작전을 걸어 발이 느린 조인성을 3루까지 보냈고 정근우의 안타 때 1점을 추가했다. 김성현과 정근우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2·3루에 안착하기도 했다. 오래간만에 SK다운 야구가 나왔다.
3일 6회, 4일 8회에서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SK는 벤치의 과감한 작전, 선수들의 수행능력, 그리고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각각 3점씩을 뽑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작전수행능력과 기동력은 SK가 그간 타 팀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지켜왔던 영역이기도 하다. 이 부분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는 것은 앞으로의 전망을 밝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무리하지 않고 그들의 방식대로 문제를 풀어낸 SK는 이제 4일간의 휴식을 통해 팀 재정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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