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벽증으로 빡빡하기 그지없는 신하균과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이민정의 공방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 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은 70분 내내 신하균과 이민정이 벌이는 캐릭터쇼로 진행됐다. 각각 여당 국회의원 김수영 캐릭터와 야당 노민영 역할로 분한 두 사람은 다소 과장됐지만 시청자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로맨틱 코미디 ‘내연모’에 생생함을 불어넣었다.
김수영 캐릭터는 명문대 출신에 법관 재직 경력, 여당 국회의원 입성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까칠한 남자의 전형. 이날 방송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정치권을 바라보는 혐오의 시선에 대한 일장 연설을 펼치며 ‘국민비호감’에 등극하는 모습이 펼쳐져 김수영 캐릭터를 각인시켰다. 이를 연기하는 신하균은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격 떨어지는 일에 소스라치게 반응하면서도 초선 의원으로 당내에선 힘 한 번 쓰지 못하는 무력한 극과 극의 모습을 코믹하게 펼쳐내며 연기 잘하는 배우의 내공을 십분 드러냈다.

이민정이 연기한 노민영 캐릭터는 진보당 의원으로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잔다르크형 캐릭터.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이를 실현치 못하게 하는 현실에 분노감을 발산하고 이를 동력 삼아 물리적 충돌도 마다치 않는 모습이 이른바 '소화기 테러'로 단박에 표현됐다. 언론법 날치기 과정을 저지하기 위해 소화기를 휘두르며 수영을 한방에 보내버리는 대활약을 펼치는 과격한 캐릭터였지만, 이를 연기하는 배우 이민정에게서 묻어나는 사랑스러움이 자칫 밉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캐릭터에 완충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밖에도 보수신문 정치부 기자로 수영과 민영 사이를 온종일 헤집고 다닌 안희선 역의 배우 한채아의 건강한 매력도 눈길을 끌었다.
‘내연모’는 이응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두 국회의원이 여야(與野)와 전국민의 감시 속에 벌이는 짜릿한 비밀연애 이야기를 담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캐릭터의 매력에 크게 기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신하균과 이민정의 캐릭터 연기가 드라마 흥행에 견인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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