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첫 방송을 내보낸 지 3달, 시청률도 꾸준히 높다. 자제최고시청률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평균 10%를 훌쩍 넘기는 시청률이다. 출연 중인 아이들의 인기도 여전하다. 각종 광고를 섭렵했고 온라인에선 아이들 관련 뉴스와 게시물들이 큰 호응을 받는다.
하지만 잘 나갈 때일수록 조심해야 할 것들은 많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소폭 하락한 시청률 성적을 들어 '이제 단물이 빠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정식으로 연예계 데뷔도 하지 않은 성장기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상업화되거나 가십 거리로 다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견 타당한 얘기다. 하지만 이는 출연 중인 아이들 혹은 동반한 아빠들, 그리고 제작진이 자초한 결과다. 방송 출연을 지속하고 매스컴에 노출되는 한 피할 수 없는 문제고 감내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는 지금껏 잘해온 석 달보다 앞으로 걸어 가야할 앞날이 더 중요하다.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슬기로운 행보가 요구된다.
그런데 방송 3달 만에 '아빠!어디가?'는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점과 한계를 스스로 노출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 가치인 웃음과 재미의 요소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아이들의 그림이 주가 되어야 하다 보니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동선이나 촬영 스케줄, 아이템이 프로그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직 여러 면에서 미숙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들로서는 소화할 수 있는 여정과 미션 등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성동일 아들 준, 김성주 아들 민국, 이종혁 아들 준수, 윤민수 아들 후, 송종국 딸 지아 등 총 다섯 식구들이 고정이다 보니 여행을 가고 집을 정하고 장을 보고 밥을 해먹고 잠자리에 드는 그림이 반복이다. 중간 중간 아이들이 장을 보러 나가고 극기 체험을 하는 등 소소한 미션들을 수행하지만 그 시간 아빠들은 사실상 하는 일이 없다. 아랫목에 모여 앉아 아이들을 기다리며 노닥거리는 데서 그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도움 없이 장을 보러 나가는 그림도 처음엔 재미있고 신기했지만 여러 번 보다보니 새로울 것이 없다. 후나 준수, 지아 등 캐릭터를 확실히 구축한 아이들이 초반 인기를 견인하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아이들이 개그맨도 아니고 연기자도 아니며, 더구나 방송의 개념과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성인이 아닌 이상 이는 당연한 일이다. 영악하게 머리를 굴리거나 웃길 궁리, 살 궁리를 한다면 그 시점부터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닌 것이고 '아빠! 어디가?'의 뿌리 자체가 흔들리는 셈 아닌가.
분명히 거품은 있었고 그것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일밤'이 워낙 오랜 시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탓에 색다른 '아빠! 어디가?'를 향해 폭발적인 관심이 쏠렸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물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뜨거웠고 한껏 부풀어 올랐던 풍선은 조금씩 바람이 빠지고 있다. 이는 시청률이 더 이상의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주춤하는 데서 증명된다.
그렇지만 분명 '일밤'을 부활시킨 역작이고 여전히 뜨거운 관심에 노출된 만큼 앞으로 보여줄 것들에 대한 기대는 살아있다. 각종 우려와 한계에 대한 지적이 시작된 지금, 이를 극복하고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책이 필요하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