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넥센이 2013 프로야구 시즌 초반에 비교적 잘 나가고 있고 SK는 3연패에서 벗어나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반면에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마운드가 선발, 불펜진 모두가 불안한데다
다른 팀과 달리 새 얼굴, 젊은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고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8개 팀 중 8→8→6(공동)→8위로 꼴찌를 세 차례나 차지한 한화는 올해도 전력에 보탬이 없어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경기 내용이 너무나 실망스러워 야구판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새롭게 9 구단 체제로 출발한 올해 한화는 백전노장 김응룡(72) 감독를 비롯하여 김성한, 김종모, 이종범, 이대진, 이선희, 이정훈 등 과거 해태와 삼성, 빙그레에서 명성을 쌓은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해 코치진으로 구성해 팀 칼러에 변화를 주려고 했으나 좀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성 이미지의 코칭스태프 지휘 아래 지난 겨울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 도리어 선수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경기에서 지나치게 굳은 자세가 보기에 딱할 지경입니다.
지난 4일 KIA와 3차전 직전 김응룡 감독은 선수들과 선수단 미팅을 갖고 "긴장하지 말고 웃으면서 하자, 부담가질 필요없다. 너무 긴장하니까 (수비할때) 글러브가 잘 안나간다. 방망이도 안되고, 투수들도 스윙할 때 주욱 팔을 끌고 나와야 하는데 뒤에서 공을 놓고 만다. 힘이 들어가서 그렇다. 그러니까 컨트롤이 안되는거다"라고 종전과 달리 이례적인 당부를 했습니다.
김 감독이 미소까지 지으며 “웃으면서 하자”고 주문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이날 경기는 6회까지 2-2로 팽팽하게 이어져 한화 팬들에게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으나 7회 이후 와르르 무너져 4-12로 대패해 허탈감을 안겼습니다.
그래도 한화는 이날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프로 데뷔 첫 안타에서 때려 눈길을 끌어 모았습니다.
포수 한승택(19)과 외야수 임세업(30)으로 덕수고, 서울고 출신입니다.
한승택은 김응룡 감독이 전지훈련 때부터 칭찬했던 신인 유망주이며 임세업은 2002년 삼성에 입단해 일본 독립리그와 KIA, 경찰청을 거친 프로 12년차이지만 2군이나 불펜 보조요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이날 1군 경기에 처음으로 출장한 것입니다.
한승택은 2회말 무사 1루에서 8번타자로 나서 KIA의 선발 소사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 동점 발판을 만들었고 임세업은 9번타자로 나와 4회말 소사에게서 중전안타를 때렸습니다.
4경기째 포수로 나온 한승택은 한화의 안방을 지킬 유망주이며 매서운 타격감도 갖췄습니다. 임세업은 개막전 엔트리에서는 제외됐지만 외야 수비가 흔들리면서 코칭스태프가 이날 그를 불러들여 선발로 출장해 앞으로 활약이 기대됩니다.
한화는 팀 타격만큼은 4일 현재 KIA에 이어 2위(2할7푼2리)를 기록하고 있어 집중력과 득점권 타율만 향상되면 팀 성적이 나아질 것이고 한승택, 임세업과 같은 젊은 선수, 새 얼굴이 나타나야 팀 전체가 살아날 것입니다.

롯데는 홍성흔, 김주찬이 자유계약선수(FA)로 다른 팀으로 이적해 공백이 크지만 7년차로 그동안 드문드문 출장했던 김문호(26)가 타격(6경기 16타수 7안타, 타율 4할3푼8리, 4타점)과 외야수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줘 예상 이상의 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올해 우승 후보 KIA는 좌완 임준섭(24)과 사이드 암 스로우 박준표(22) 등 두명의 젊은 투수가 상승세를 타는데 큰 보탬을 주었습니다.
개성고-경성대 출신으로 지난 해 입단한 임준섭은 3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올렸습니다.
중앙고-동강대를 나온 박준표는 신인으로 개막전서 한 타자만 상대하고 타선이 역전에 성공해 승리투수가 됐고 이후 두 경기에 더 등판해 1실점도 없습니다.
특히 돋보이는 선수는 외야수 신종길(30)입니다. 프로 12년차로 만날 유망주 소리만 듣다가 이번에 FA로 와 맹할약한 김주찬이 부상으로 뜻밖에 빠지자 대신 나선 신종길은 5경기서 17타수 11안타 12타점으로 타율과 타점, 장타율에서 1위에 나섰고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팀 성적에 절대적인 몫을 하고 있습니다.
LG에선 문선재(23. 프로 5년차) 정주현(23. 5년차) 등 새 얼굴과 백업멤버 손주인(30. 12년차) 등 내야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해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문선재는 2010 퓨처스(2군)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상무시절인 2011년에는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유망주입니다.
문선재와 정주현은 6일 현재 각각 4안타 3타점, 5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넥센에선 신임 염경엽 감독이 포수 박동원(23)을 젊은 선수로 기대가 큽니다. 2009년 입단한 박동원은 이듬해 1군 7경기를 뛴 게 전부이고 상무에서 2년간 복무하고 지난해 말 복귀했습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박동원은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9홈런, 41타점을 기록해 타격이 좋고 앞으로 과제는 투수 리드와 팀 플레이입니다.
초반 3연패로 예상 이상의 부진한 성적을 올린 SK의 연패를 끊은 선수는 외야수 4번타자 한동민(24)으로 지난 해 입단한 신인급 무명의 선수입니다. 한동민은 두산전 6회 초 선발 김선우가 이명기와 박승욱에게 잇따라 안타를 내주고, 최정이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가 만들어진 1사 만루 상황에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후 2타점 결승적시타를 뽑아냈습니다.
SK의 또다른 새 얼굴은 외야수 이명기(26)와 우완 여건욱(27)입니다. 이명기는 1군 경기 경험은 14경기 뿐인데 빠른 발로 1번 자리를 꿰차고 5경기 타율 4할5푼(20타수 9안타) 4타점, 1도루를 기록 중입니다. 5년차 여건욱은 2009년에 두 경기에 등판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작년에 퓨처스리그에서 7승3패를 올렸습니다. 3일 첫 선발등판에서 1회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2회부터는 안정된 묵직한 투구로 6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젊은 선수나 새 얼굴의 돋보이는 활약은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SK 투수 여건욱(위), 한화 포수 한승택(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