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최고 인기 스타인 '혁명가' 김택용(24, SK텔레콤)이 104일만에 승리의 손 맛을 느꼈다. 스타크래프트2 전환 이후 침체의 늪에 허우적거리던 그는 군단의 심장에서 자산의 장기인 멀티테스킹 능력을 멋지게 선보이며 감격적인 승전보를 울렸다.
김택용은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e스포츠의 수퍼스타. 지난 2008년 e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 이적금액인 2억원(추정)으로 MBC게임에서 SK텔레콤으로 이적했고, 프로토스는 최초로 프로리그 개인전 100승도 달성했고, 개인리그 첫 4회 우승의 주인공으로 '사령관' 송병구와 함께 '택뱅'으로 불리는 현존 최고의 프로토스다.
그러나 앞의 설명은 스타크래프트1의 리그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스타크래프트2 병행 이후 차츰 내리막길을 탔던 그는 자유의날개로 완전하게 전환했던 프로리그 2012-2013시즌에는 급기야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났고, '먹튀' '얼굴마담'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붙이고 다녔다.

군단의 심장 출시와 함께 다시 한 번 재기의 의지를 다진 그는 프로리그 3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군단의 심장을 준비했고, 마침내 그 결실을 6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리그 2012-2013시즌 라이벌 KT와 경기서 수확했다.
개막에 앞서 지난달 30일 31일간 벌였던 군단의심장:스페셜매치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그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위기는 없었다. 앞마당 활성화 이후 모선핵에 지상군을 조합해 김성대의 진영을 차근 차근 해체했다. 특히 자유의날개 시절 어설프게 실수하곤 했던 파수기의 역장 활용을 완벽하게 해내며 김성대의 두 번째 기지를 무결점 해체하는 순간은 백미였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흠잡을데가 없었다. 벼랑 끝에 김성대 땅굴망으로 일발 역전을 노렸지만 깔끔하게 막아내며 항복을 받아냈다. 지난 2012년 12월 14일 삼성전자 신노열 전 승리 이후 104일 만에 맛본 승리의 기쁨이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완벽함을 보인 그는 군단의심장으로 후반기 질주를 노리는 SK텔레콤의 듬직한 카드로 떠올랐다.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온 '혁명가'는 부스 안에서 승리의 미소를 지을 때가 가장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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