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소사네.”
초반 KIA 타이거즈의 기세가 무섭다. 불방망이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마운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KIA 선동렬(50) 감독은 “타자들이 쳐 주니까 투수들이 마음 편하게 던진다. 조금 점수를 줘도 경기를 뒤집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분석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뒤로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가 지나가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웃는 얼굴로 소사의 인사를 받은 선 감독은 “기특한 소사”라고 미소를 지었다.

개막전에서 부진했던 소사지만 4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팀 연승을 이끌었다. 초반 난조를 겪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좋은 투구를 보여준 소사다. 투구수는 117개로 다소 많았지만 소사는 8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의 부담까지 덜어줬다.
감독 입장에서는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선발투수가 예쁠 수밖에 없다. 만약 완투를 하는 투수가 나온다면 다음날 마운드 운용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소사가 8회까지 던지고 나서도 ‘9회에 나가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200개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어 하기에 ‘앤서니도 던져야 할 것 아니냐’고 달랬다”고 말했다.
그 만큼 소사가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작년에도 소사는 KIA가 팀 3연속 완투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을 때 마운드에 올라 150구를 던지며 기어이 9이닝을 던졌다.
선 감독은 “요즘 투수들은 마음이 많이 약해졌다. 100개가 한계투구수인거는 말이 안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른데 120개, 150개도 상황에 따라서는 던질 수 있는 것이다. 퀄리티스타트가 어떻게 잘 던진 기준이 되는거냐”고 되물었다. 야구에 분업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기에 완투형 투수가 더욱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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