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또다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먼저 2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 리그 5경기 무승에 머물렀다.
FC서울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5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3무 2패(승점 3)에 그쳐 리그 첫 승의 기쁨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반면 울산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승점을 추가하며 선두권을 굳건히 유지했다.

아직까지 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지 못한 '디펜딩 챔피언' 서울과, 초반 부진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안정된 경기력으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아시아 챔피언' 울산의 맞대결은 이번 라운드서 만인의 관심을 모은 빅매치 중 하나였다.
빅매치답게 볼거리도 풍성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치열하게 허리싸움을 전개하며 접전을 펼친 두 팀의 대결은 전반에만 3골이 터지는 골잔치로 이어졌다. 수중전의 영향인지 두 팀 모두 패스와 슈팅에서 정확도가 조금씩 부족해보였다. 하지만 전반 25분 하대성-고요한-몰리나로 이어지는 절묘한 패스 플레이 속에서 서울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하대성의 힐패스를 받아 몰리나를 정확하게 보고 땅볼 크로스로 연결해준 고요한의 감각적인 패스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1-0 리드를 잡은 서울은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선제골 이후 불과 5분 만에 역습 과정에서 데얀과 몰리나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몰리나에게 이어받은 패스를 정확하고 간결한 슈팅으로 연결한 데얀은 달려나온 김승규 골키퍼를 지나쳐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철퇴'의 위명을 자랑하는 울산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최효진의 몸을 던지는 수비에 한 골을 만회할 기회를 놓친 울산은 전반 36분 기어코 만회골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김신욱과 한상운이 서울 수비진과 경합과정에서 뒤로 흘린 공을 마스다가 받아 지체없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한 것. 이 슈팅은 김승용의 허벅지를 맞고 굴절돼 그대로 서울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결국 2-1로 전반전을 마친 두 팀은 후반전에 돌입했다. 한 골 뒤지고 있는 울산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김승용-김신욱의 패스워크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김승용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빗겨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 역시 후반 15분 몰리나가 왼쪽 측면에서 이어준 패스를 데얀이 받아 힐킥을 시도해봤으나 슈팅에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추가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분위기는 점점 서울 쪽으로 흘렀고, 파상공세 속에서 서울의 점유율이 조금씩 높아져갔다.
좀처럼 동점골이 터지지 않자 김호곤 감독은 후반 21분 김승용 대신 박용지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그리고 후반 2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상운의 프리킥을 김치곤이 머리로 정확히 받아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먼저 리드를 잡고도 다시 한 번 동점을 허용한 서울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용수 감독도 선수 교체에 나섰다. 후반 31분 에스쿠데로를 빼고 박희성을 투입하며 결승골을 향한 공세에 나선 것. 하지만 오히려 후반 35분 박용지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가슴 철렁한 위기의 순간을 맞는 등 좀처럼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동점을 만든 후 울산은 박동혁과 최보경을 연달아 투입, 수비에 힘을 실었다.
후반 42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하대성의 강한 슈팅마저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운까지 따라주지 않은 서울은 결국 마지막까지 공세를 펼치고도 결승골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여기에 후반 45분 박용지의 돌파를 막으려던 김주영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다. 결국 그대로 경기를 마친 서울은 리그 첫 승의 기회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 6일 전적
▲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 2 (2-1 0-1) 2 울산 현대
△ 득점 = 전 25 몰리나 전 30 데얀(이상 서울) 전 36 김승용 후 26 김치곤(이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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