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야후, "불펜피칭 생략 류현진, 미국 관습 반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07 06: 54

"왜 불펜 피칭을 안 하는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라커룸. 류현진(26)이 통역을 맡고 있는 마틴 김을 통해 미국 현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류현진을 인터뷰한 이는 미국 '야후스포츠' 팀 브라운. 'LA타임스' 등에서 메이저리그 취재만 20년한 베테랑인 그는 류현진에게 "왜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가"라며 선발등판 전후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것에 궁금증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대다수 선발투수들은 다음 등판 전까지 한 차례씩 불펜 피칭을 거치기 마련이다. '불펜 세션'이라고 칭하는데 선발등판 이틀 전에 갖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부터 류현진은 이 같은 불펜 피칭을 생략하고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신인인 류현진이기에 미국 언론들은 굉장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시즌이 개막됐지만 류현진의 불펜 피칭에 대한 의문은 현지 언론에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와 같은 모양이었다. 류현진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불펜 피칭을 안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다른 투수들은 불펜 피칭을 한다. 나만 안 하는데 이것이 나만의 방식이다. 미국에 와서도 처음부터 이야기를 했고, 지금도 문제없이 내 방식대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한 브라운 기자는 6일자 기사에 류현진의 불펜 피칭과 관련한 내용을 비중있게 실었다. '미국의 관습에 반대로 하고 있다'는 내용아래 '투수의 팔을 보호하는 방법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류현진은 극단적으로 보호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고교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한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만의 팔 보호 방법이라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는 매경기마다 100구 이상 던지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렇게 던지고 난 다음 완벽하게 회복되기까지 5일 정도 걸린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다음 경기에서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였기에 불펜 피칭이라도 걸러야 몸을 보호하며 재충전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게 몸에 배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류현진은 "밸런스가 정말 안좋을 때는 한국에서도 25~30개 정도 던지며 불펜 피칭을 할 때도 있었다"며 "미국에서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저스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류현진의 이 같은 방식을 존중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네드 콜레티 단장은 "그가 성공한 방법대로 편하게 하길 바란다. 누구든지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고 두둔했다. 
콜레티 단장은 이어 "지금 갑자기 방식을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이미 그만의 적응된 스타일이 있다. 문제가 있을때 바꾸면 된다"고 덧붙였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도 "지금 이 시점에서의 우리는 그만의 성공적인 방식을 지켜볼 것이다. 류현진만의 방식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변함없는 믿어보였다. 무리하게 선수의 스타일을 뜯어고치기보다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류현진의 불펜 피칭은 미국의 오래된 야구 관습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미국 언론에 그만큼 의아하게 보여지는 선수다. 결국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매경기 증명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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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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