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성공적인 다저스 데뷔, 류현진에게도 호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07 06: 53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비싼 몸값을 받는 우완 투수 잭 그레인키(30)가 LA 다저스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같은 선발투수 류현진(26)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레인키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 펼쳤다. 최고 95마일(153km), 평균 90.8마일(146km) 강속구를 던지며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는 깔끔한 피칭으로 무난하게 승리투수가 됐다. 팔꿈치 통증에 따른 'FA 먹튀' 우려도 말끔하게 씻었다. 
그레인키는 지난 겨울 류현진과 함께 새롭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으며 6년간 1억4700만달러라는 우완 투수 최고액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중 갑작스럽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당초 개막 두 번째 선발 자리도 그레인키의 것이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준비가 늦어지며 개막 4번째 경기에서 뒤늦게 다저스 데뷔전을 가졌다. 그레인키의 부상을 틈타 류현진이 개막 2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가진 데뷔전에서 6⅓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선발이라는 자리가 겉으로 볼 때는 좋아 보이지만 사실 만만한 위치가 아니다. 각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과 선발 맞대결해야 하기 때문에 1~2점에서 승부가 갈린다. 류현진의 데뷔전에서도 샌프란시스코 특급 좌완 매디슨 범가너가 워낙에 호투한 경기라 류현진으로서는 더욱 힘든 승부가 됐다. 이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투수에게는 가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레인키가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됨에 따라 선발 순서 조정 가능성이 생겼다. 오는 14일까지 4선발 체제로 운용하는 다저스는 이후부터 5선발 체제가 된다. 바로 이 시기에 선발 순서가 바뀔 수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다음으로 나오는 류현진의 위치가 더 뒤로 바뀔 수 있다. 그레인키, 조쉬 베켓, 채드 빌링슬리 등 우완 투수들 다음에 나오는 순서가 될 전망이다. 
이 역시도 류현진에게는 긍정적이다. 커쇼와 류현진은 같은 좌완 투수이기에 같은 연전 중에 만나는 팀들은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커쇼에 비해 류현진의 구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두 투수를 이틀 연속 상대하는 타자들에게는 류현진이 더욱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커쇼에게 산발 4안타로 막힌 다음날 류현진에게 10안타를 쳤다. 에이스가 호투한 다음날 나오는 2선발이기에 독이 오른 타자들을 상대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그런 점에서 그레인키가 성공적인 다저스 데뷔전을 가진 점은 류현진에게도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레인키가 다저스의 구상대로 2선발로 자리 잡는다면 류현진도 3~4선발로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오히려 마음 편하게 적응해갈 수 있다. 아울러 "마음이 잘 맞는다"고 말할 정도로 그레인키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류현진이기에 의지할 수 있는 팀 동료의 활약은 그에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호재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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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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