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민, 결승골보다 빛나는 존재 가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4.07 03: 59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
서상민(27, 전북 현대)에 대한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의 평가다. 서상민의 존재 가치를 한 번에 증명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서상민이 지난 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서 결승골을 넣어 팀에 2-1 승리를 안겨서가 아니다. 파비오 대행이 느끼는 서상민의 존재감은 승리의 주역 그 이상의 것이었다.
이날 서상민은 후반 19분 김신영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스코어는 1-0으로 전북의 리드, 전북은 서상민의 투입을 통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어 한 골을 더 넣으려고 했다. 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후반 26분 페드로의 개인기에 당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전북은 서상민의 연속 슈팅을 통해 제주의 골문을 열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결승골을 넣은 서상민이었지만 파비오 대행은 서상민의 득점에 대해 칭찬을 하지 않았다.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 중 한 명이다"고 극찬하기는 했지만, 결승골이 이유는 아니었다. 이유는 다른 경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최근 전북은 전광환과 이규로가 잇달아 부상을 당해 오른쪽 측면 수비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이에 파비오 대행은 선수단을 불러 모아 오른쪽 측면 수비 자리를 잠시 동안 책임져 줄 선수가 없는지 알아봤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책임진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잘해도 본전이었다.
하지만 책임진다는 이가 있었다. 누가 선뜻 손을 내밀 수 없는 상황에서 서상민이 돕겠다고 나선 것. 이미 자신이 뛸 수 있는 최적의 자리를 알고 있는 서상민으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게다가 서상민은 전형적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소화해 본 경험이 전무했다.
서상민의 이런 결단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파비오 대행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파비오 대행은 서상민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서상민은 자기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선수로, 죽기 살기로 팀에 헌신하는 성격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팀 밖에서 보는 서상민도 그런 모습일 것이다. 분명 서상민은 지금보다 더 훌륭한 선수로 거듭날 것이다"며 서상민의 존재 가치는 단순히 공격 포인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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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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