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종합기획사 급부상 FNC, 신사옥으로 업계 관심↑
연습실만 40개.. 학구적 분위기 눈길
어느 회사나 다 그렇겠지만 가요기획사에게 특히 사옥은 자존심, 그 자체다.

SBS 'K팝스타' 출연자들이 본선에 오르기 전, 무대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감격하는 게 바로 대형기획사 사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으리으리한 규모에 세련된 인테리어, 대형 스타들의 손길이 닿아있는 연습실, 앳된 얼굴의 열정적인 연습생들이 내는 다이내믹한 소리들. 박지민은 아직도 JYP엔터테인먼트에 자신의 지문을 찍고 들어가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런 사옥은 빅3의 몫일까. 그렇지 않다. 씨엔블루 등의 활약으로 지난 한해 매출만 330억원을 기록하며 대형기획사로 급부상한 FNC엔터테인먼트가 창작, 연습, 제작을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청담동 신사옥을 최근 오픈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약 800평 규모에 지하 3층, 이상 4층 건물에 옥상 정원까지 갖춘 이 사옥은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K-POP 엔터테인먼트 사옥의 '최신상품'이다. 그래서, 사옥 구석구석을 둘러보러 최근 다녀왔다.
SM, JYP, 큐브 등 가요기획사가 밀집한 곳에 둥지를 튼 FNC 사옥은 지금 당장 교과서를 들고 찾아가 공부를 해도 좋을 것 같은 학구적인 분위기였다. 개인 연습실만 40개였고, 식당, 피트니스실, 스튜디오, 합주실, 안무연습실, 프로듀서방 등이 깔끔하게 늘어서있다.
1층 로비로 들어서면 FNC 직원들이 미팅을 갖는 카페테리아가 마련돼있다. 소속 가수들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 곳에선 FNC 직원들이 외부 사람들과 미팅을 갖고 있었는데, 어떤 테이블에서는 영어가, 어떤 테이블에서는 최근 제작에 들어간 드라마의 캐스팅 정보가 흘러나온다.
지하 2층에 자리한 개인 연습실은 1~2평 남짓한 공간이 40개 마련돼 마치 깔끔한 고시원처럼 예쁘게 꾸며져있다. 남녀를 구분해 오른편이 남자용, 왼편이 여자용으로 나뉘어 있다. 방음이 완벽하게 돼있어 연습생들은 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소리치고 노래하며 연습에 집중할 수 있다. 키가 훤칠한 연습생들이 바쁘게 오가며 환하게 인사한다. 여자용 연습실 테이블에서는 AOA의 설현이 일대일 영어 과외를 받고 있는 모습이 여느 대형 학원과 같았다.

지하 1층엔 직원들이 이용하는 식당과 피트니스실 등이 마련돼있다.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이 곳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끔 샤워실, 피팅룸, 메이크업룸이 완비됐다. 바로 옆에는 댄스 연습실과 밴드를 위한 합주실도 위치해있다.
지상 2층부터는 본격적인 창작을 위한 공간이다. 2층에는 녹음을 할 수 있는 A, B, C 세개의 스튜디오와 2개의 합주실이 아늑하게 마련돼있다. 마침 FT아일랜드의 민환이 합주실에서 연습을 하고 나오다 마주쳤다. 일반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이 있는 3층에는 FNC 소속의 프로듀서들이 창작에 열중할 수 있는 프로듀서실도 있다. 9개의 작업방에서 FNC 음악들이 탄생하는데, 여기에는 씨엔블루의 정용화와 이종현도 하나씩 방을 갖고 있다. 직원들도 모르는 사이, 조용히 각자 방을 찾아 곡 작업을 하곤 한단다. 4층은 사장 및 임원실, 옥상에는 작은 정원이 마련돼있다.

직원수만 100명에 달하는 FNC는 밴드에 강한 가요기획사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벌써 배우 이동건, 윤진서, 박광현에 개그우먼 송은이까지 다양한 스타들을 영입했다. 이제 드라마 제작도 시작할 예정이다. 가수들의 활동도 계속된다. 씨엔블루는 월드투어에 돌입했고, FT아일랜드도 아시아 투어에 열중하고 있다. 주니엘과 AOA도 곧 컴백해 정상급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FNC를 일궈온 한성호 대표는 "이제껏 시뮬레이션 했던 것들을 2013년에 펼쳐내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한 FNC 엔터테인먼트가 대중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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