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감독과 강혁, 사제지간 초월한 애틋한 인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07 06: 59

단순한 사제지간을 넘었다. 전자랜드 유도훈(46) 감독과 강혁(37)은 ‘가슴으로 통하는’ 인연이다.
인천 전자랜드는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에게 90-84로 패하며 시즌을 접었다. 주장 강혁의 현역시절 마지막 경기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유도훈 감독은 “챔프전까지 갔었어야 회장님 볼 낯이 있는데...”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이제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와의 계약기간이 끝났다. 전자랜드가 계속 프로농구팀을 유지할 것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 주장 강혁은 은퇴를 결심했고 문태종은 떠난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변해야 할 시점이다.

은퇴 기자회견서 강혁은 유도훈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사실 삼성에서 나올 때 은퇴를 결심했었다. 그런데 유도훈 감독님이 전화를 하셨다. 감독이 아니고 농구선배로서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다”며 비화를 공개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안한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형으로서 너무 아쉽다’며 더 할 수 있다고 하셨다. 감독님은 전자랜드에 와서 ‘제2의 농구’를 펼치게 해준 은인”이라고 덧붙였다.
강혁은 유도훈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였다. 유 감독은 “강혁이 지금 발목상태가 70%인데도 코트 안에서 하는 걸 다들 보셨을 것이다. 강혁은 그런 선수다. 젊은 선수들이 같이 연습만 해봐도 배우는 것이 엄청 많다. (정)영삼이가 그걸 느꼈을 것”이라며 후배의 은퇴를 못내 아쉬워했다.
강혁이 지도자로서 제2의 농구인생을 결심했을 때도 유도훈 감독이 도왔다. 강혁은 “5라운드쯤 부상을 당해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 때 고등학교 은사에게 연락이 왔다. 애들 한 번 가르쳐보지 않겠냐고 하셨다. 고민 끝에 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도훈 감독은 “사실 처음에 얘기를 듣고 놀랐다. 강혁 정도 되는 선수면 프로팀 코치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경희대도 아니고 삼일상고로 간다고 했을 때 말렸다. 그런데 강혁은 수수하게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다고 하더라. 원래 평소엔 내성적이지만 코트 안에서 승부욕이 있는 아이다. 지도자도 잘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유 감독은 기자들에게 “강혁을 잘 챙겨달라”며 끝까지 제자를 걱정했다. 이런 스승의 가르침은 이제 강혁의 손을 거쳐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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