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실책은 득점’ LG 타선 달라진 집중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07 10: 44

강팀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인가.
LG 타선이 시즌 초반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첫 6경기서 4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LG는 거의 매 경기 상대 실책을 발판으로 득점을 쌓고 있는 중이다. 팀의 고질병이었던 득점권 타율도 팀 평균타율(2할6푼)보다 높은 2할9푼2리를 마크, 꾸준히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LG 타선의 날카로운 집중력은 30일 문학 SK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SK 특급 좌완투수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7회에 겨우 첫 안타를 기록했지만 6회 상대팀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안타 없이 시즌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8회 최윤석의 실책은 정성훈의 쐐기 만루홈런으로 이어졌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서도 LG는 9회 김성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박용택의 안타와 정성훈의 1루 땅볼로 3루 주자 양영동이 홈을 밟아 쐐기점을 뽑았다.

14-8로 대승을 거뒀던 지난 3일 목동 넥센전도 마찬가지였다. LG는 3회 서건창의 실책으로 이진영이 출루한 후 정의윤의 1타점 3루타로 넥센의 추격을 잠재웠다. 한 점차로 석패한 4일 경기도 7회 김민우의 실책으로 현재윤이 출루했고 정주현의 기습 슬래시가 3루타 1타점이 되면서 3-3 동점을 만들었었다.
5일 잠실 두산전 역시 실책이 곧 득점이 됐다. 3회 2사 2, 3루에서 김용의의 유격수 땅볼에 손시헌이 송구 에러를 범했고 이 순간 3루 주자 정성훈과  2루 주자 이진영이 모두 홈으로 들어와 경기를 뒤집었다. 7회에는 선두타자 이천웅의 타구에 허경민이 에러, 이후 무사 만루서 이진영의 2루 땅볼에 3루 주자 양영동이 추가점을 올렸다.
어쩌면 상당히 생소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LG는 최다 실책(96개)을 기록, 수비가 가장 불안한 팀이었고 그만큼 실책에 의한 실점도 자주 나왔다. 국가대표출신 타자들이 즐비한 타선도 득점권 타율 2할5푼3리로 8개 구단 최하위였다. 그야말로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고, 뽑아야 할 점수는 뽑지 못했었다.     
고무적인 점은 선발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신예선수인 상황에서 이런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개막전 첫 득점 상황도 돌아보면 통산 1군 경기에 7번 밖에 출장하지 않은 문선재가 에러로 출루한 후 안타 없이 기민한 주루 플레이 하나로 홈까지 들어왔다. 4일 목동 넥센전에서 나온 정주현의 슬래시도 벤치의 첫 번째 지시는 번트였지만 정주현 스스로 강공으로 전환, 1타점 3루타를 만들어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최근 팀 타격에 대해 “예전에는 많은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오로지 안타 하나 만을 바라봤다. 전지훈련에서 땅볼을 쳐야하는 상황, 외야 플라이를 날려야하는 상황을 수없이 강조하고 연습을 시켰지만 정작 실전에선 강하게 때리려고만 하는 타자들이 대다수였다”며 “다행히 올 시즌에는 타자들이 상황에 맞는 타격을 어느 정도 펼치는 듯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100% 만족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지난 4일 넥센 목동전을 다시 돌아보면, 정주현의 3루타로 3-3 동점이 됐고 무사 3루로 역전이 눈앞에 있었지만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 역시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이런 상황을 이겨내야 팀이 한 단계 올라가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이전까지 LG 타선은 그야말로 치는 타자만 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의윤 김용의 정주현 모두 득점권 타율 3할 이상을 마크 중이다. 박용택 정성훈 오지환 등 기존 중심 타자들 역시 득점권 타율이 3할이 넘는다. 신예세력 성장으로 신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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