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즌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추신수(31)에게 '사구`경계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추신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추신수는 7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9회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5일 LA에인절스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 이는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기록이다.
개막 후 5경기에서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 3홈런 3타점 7득점 2볼넷 4사구. 출루율 5할과 장타율 0.850으로 OPS는 무려 1.350에 달한다. 이제 겨우 5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폭발적인 타격으로 빠르게 신시내티에 연착륙했다. 추신수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홈런 행진에 가려진 사구 행진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추신수는 개막 후 5경기에서 벌써 4개의 몸에 맞는 볼 기록했다. 지난 5일 에인절스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1개씩 몸에 맞는 볼을 당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2개 이상의 사구를 기록한 타자가 없다는 점에서 추신수 혼자 4개를 기록한 건 놀랍다.
특히 7일 워싱턴전에서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5회 첫 타자로 나왔으나 상대 투수 로스 뎃와일러의 4구째 91마일(147km)짜리 싱커를 몸에 맞았다. 머리 쪽으로 향하는 아찔한 공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보란듯이 홈런을 터뜨리며 뜨거운 타격 감각을 이어갔다.
몸에 맞는 볼이 많다는 건 기본적으로 좋은 타자이기에 가능하다.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타자로 명성을 떨친 김응룡 한화 감독은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선수들을 보면 거의 다 잘 치는 타자들이다. 몸과 하체가 끝까지 버티고 있다가 치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볼을 잘 보고, 몸에 맞는 볼도 많다"고 했다. 추신수가 딱 그렇다.
추신수는 지난 몇 년간 몸에 맞는 볼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몸쪽 코스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몸쪽 공에 타율 1할7푼6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올해는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4타수 2안타로 5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는 "몸쪽 공에 대한 트라우마로 심리 치료까지 받았다. 올해는 더 이상 약하지 않다"고 예고했는데 그 말대로 되고 있다.
상대의 몸쪽 승부와 위협구에도 흔들리지 않고 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에 추신수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견제를 이겨낸 괴력의 홈런 행진에 FA 대박의 꿈도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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