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재미있는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야구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면 흥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이 한화와 NC의 손에 달렸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놓고 대부분 3강4중2약의 전망을 내놨다. 객관적인 전력이 강한 KIA·삼성·두산을 3강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반대로 2약은 지난해 최하위 한화와 신생구단 NC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NC는 신생구단의 한계가 뚜렷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김응룡 감독이 부임한 한화 역시 에이스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난 자리가 커 보였다. 전력보강 요소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두 팀은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는 자신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두 팀에게는 야속할 정도로 전망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 한화는 개막 후 7연패를 당했다. 한화보다 시즌 출발이 늦었던 NC 역시 지난주 5경기에서 모두 지며 구단 역사상 첫 승을 이번주로 미뤄놓은 상황이다. 9개 구단 중 아직 시즌 첫 승을 승리하지 못한 팀은 두 팀뿐이다.

경기력에서 희망이 있다면 시즌 초반의 부진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나머지 7개 구단에 비하면 불안요소가 도드라지고 있다. 한화는 평균자책점 7.30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4.49)에 비해 훨씬 높은 최하위 성적이다. 타선은 팀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 중이지만 불발탄이 잦다. 7경기 25득점이다. 7경기를 치른 6개 팀 중 가장 떨어진다. 홈런은 하나도 없다.
NC도 타선에서 고전 중이다. 외국인 선수 3명(아담, 찰리, 에릭)을 보유하고 있는 NC는 세 투수가 비교적 호투하면서 4.91의 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나쁘지는 않은 수치다. 그러나 팀 타율이 2할2푼4리에 그치고 있다. 팀 출루율은 2할7푼이다. KIA와 삼성의 팀 타율보다도 못한 출루율이다. 나가지를 못하니 득점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신진급 선수들이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 중이다.
타격과 마운드는 시간이 갈수록 평균에 근접할 가능성은 있다. 때문에 더 큰 문제는 수비를 비롯한 기본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NC는 5경기에서 8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긴장한 탓인지 신진급 선수들이 쉽게 잡을 수 있는 타구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송구 실책도 더러 있었다. 수비가 단번에 향상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즌 내내 NC를 괴롭힐 아킬레스건이 될 공산이 크다.
한화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수비에서 불안감을 드러냈던 한화는 올 시즌도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기록된 실책은 5개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특히 외야 수비는 넓어진 대전구장과 더불어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번트 등 기본적인 전술수행능력에서도 답답한 양상이다. NC보다 기대치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감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두 팀이 이런 모습은 흥행에도 좋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한화 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지만 이런 모습이 계속될 경우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은 뜸해질 수밖에 없다. 창원·마산이라는 흥행카드를 손에 쥔 NC 또한 언제까지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야구열기가 뜨거운 도시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냉정한 도시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성적이 처질 경우 전체적인 흥행도 문제가 생긴다. 원정관중동원력이 약해짐은 물론 치열한 맛이 떨어지기에 이들을 상대하는 홈팬들을 유인할 만한 요소가 마땅치 않아진다. 일찌감치 두 팀이 4강 경쟁에서 나가떨어질 경우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과연 두 팀은 투지있는 모습으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까. 한화는 9일부터 삼성과, NC는 LG와 3연전을 벌이며 다시 한 번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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