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진출 두 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인으로서는 통산 9번째 빅리그 승리투수로 역사에 기록됐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출격해 6⅓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이자 MLB 진출 첫 승을 따냈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적응도 알렸다.
류현진은 이로써 1996년 박찬호(당시 LA 다저스)가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빅리그 승리를 거머쥔 것에 이어 9번째로 MLB 승리를 신고한 한국인으로 이름을 새겼다. 그동안 한국인 투수로서 MLB 승리 기록을 가진 선수는 박찬호 조진호 김병현 김선우 봉중근 서재응 백차승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이 2007년 4월 승리를 거뒀으니 6년 만에 한국인 승리 투수가 추가된 쾌거인 셈이다.

첫 테이프는 박찬호가 끊었다. 1996년 4월 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구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내며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이후 박찬호는 MLB 통산 476경기에서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대투수로 성장했다. 박찬호의 124승은 동양인 최다승이기도 하다.
조진호(당시 보스턴)는 1999년 6월 20일 텍사스전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MLB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한 한국인 선수는 조진호가 처음이었다. 1999년 10월 3일에는 김병현(당시 애리조나)이 샌디에이고전에서 ⅓이닝을 던지며 구원승을 거뒀다. 2002년 5월 5일에는 김선우(당시 보스턴)가 탬파베이전에서 역시 ⅓이닝을 삼진 1개로 깔끔하게 막으며 MLB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5·6번째는 이틀 간격을 두고 나왔다. 봉중근(당시 애틀랜타)은 2003년 4월 16일 몬트리올전에서 1이닝 무실점 구원승으로 자신의 MLB 첫 승을 장식했다. 이틀 뒤에는 서재응(당시 뉴욕 메츠)이 피츠버그전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선발승을 따내 조진호에 이어 MLB 데뷔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2004년 8월 29일에는 백차승(당시 시애틀)이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따냈고 2007년 4월 7일에는 류제국(당시 탬파베이)가 토론토전에서 ⅓이닝 구원승을 거뒀다. 그 후로는 한국인 투수들의 MLB 진출이 뜸해졌고 자연히 첫 승도 기록되지 않았는데 류현진이 이 역사를 이어간 셈이다. 첫 승을 거두며 어깨가 홀가분해진 류현진이 어디까지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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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