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RA 디키(39,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출발이 부진하다.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디키는 8일(한국시간) 토론토의 홈 구장인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동안 10피안타(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8실점(7자책점)했다. 디키의 부진에 시작부터 기선을 내준 토론토는 0-13으로 대패했다.
주전 포수인 아렌시비아를 지명타자로 돌리며 디키의 전담포수인 블랑코를 투입시키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한 토론토였다. 그러나 믿었던 디키가 1회부터 무너졌다. 선두 타자 엘스버리에 2루타를 내준 디키는 1사 3루에서 페드로이아, 나폴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미들브룩스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허용하며 1회 실점은 5점까지 불어났다.

2회는 잘 넘겼지만 3·4회에도 1점씩을 내줬다. 3회 1사에서 다시 미들브룩스 2루타를 내준 디키는 나바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고 4회에는 엘스버리에 적시타를 맞았다. 5회에는 첫 피홈런을 허용했던 미들브룩스에게 또 하나의 홈런을 맞았다. 너클볼이 가운데로 밋밋하게 몰렸고 미들브룩스는 1회 당시의 홈런과 거의 비슷한 지점으로 다시 공을 날려보냈다. 결국 디키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지난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던 디키는 이번 경기까지 부진함으로써 평균자책점이 8.44까지 치솟았다. 10⅔이닝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하는 등 전반적인 공끝도 지난해만 못한 모습이다.
39살의 노장인 만큼 디키의 구위가 지난해 수준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의 부진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디키가 난관을 이겨내고 지난해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시즌 초반 2승4패로 기대 이하의 출발을 보이고 있는 토론토로서도 디키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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