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기쁘게 해드린다는 약속을 지켰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빅리그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은 "팬들께 새벽에 기쁘게 해드린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메이저리그 첫 승 소감은.

▲ 2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둬 기분이 정말 좋다. 팬들께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기쁘게 해드리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
- 1회 앤드루 매커친에게 홈런 맞은 상황은 어땠나.
▲ 몸이 덜 풀린 건 아니고, 실투였다. 역시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홈런 이후 더 강하고 집중력있게 가져갔다. 그래서 이닝이 갈수록 좋아진 것 같다.
- 볼넷이 2개 있었는데 제구는 어떻게 생각하나.
▲ 제구가 나빴다기보다 초구부터 코너워크게 신경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볼카운트가 몰린 다음부터 가운데로 던졌다.
- 1회초 실점 이후 1회말 타선이 곧바로 동점을 만들어줬다.
▲ 덕분에 굉장히 편했다. 동점이 만들어져 2회부터는 1회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 포수가 주전 A.J 엘리스가 아니라 팀 페데로위츠로 바뀌었다.
▲ 시범경기에서도 같이 했기 때문에 다른 건 없었다. 포수의 사인대로 믿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어느 순간에 첫 승을 예감했나.
▲ 3-2까지는 조마조마했는데 그 이후 1점이 나는 순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슬라이더가 유난히 좋았는데.
▲ 오늘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커브보다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 포수도 슬라이더가 좋다며 사인을 많이 냈다. 아직 한국에서처럼 각도와 스피드가 완벽하지 않지만 더 좋아질 것이다.
- 패스트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 1회 빼고 다 좋았다. 스피드는 92~93마일 정도 나왔는데 이제 94마일까지는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다. 94마일까지는 올려야 한다.
- 그레인키-커쇼 다음에 나오는 부담은 없나 .
▲ 굉장히 많이 부담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우완-좌완 투수들 다음에 나오는 건 부담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난 그 선수들과는 또 다른 면이 있고, 뒤에서 항상 6~7이닝씩 막고 싶다.
- 5만명 대관중이 모인 곳에서 던진 기분은 어땠나.
▲ 홈팬들 앞에서 이기게 돼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가장 좋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돼 다행이다.
- 두 번째 타석에서 배트가 손에서 빠졌는데 타격에 대한 스트레스는.
▲ 장갑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미끄러웠다. 하지만 타격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 다만 번트라든지 팀 배팅 상황이 나왔으면 좋겠다.
- 오늘 경기에 점수를 준다면.
▲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홈런만 안 맞았다면 100점인데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80점밖에 줄 수 없다.
- 메이저리그 2경기를 치렀는데 느낀 점은 무엇인가.
▲ 다시 한 번 실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실투를 줄여야 한다. 또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앞으로도 자신있게 던져야겠다.
- 첫 승을 하는데 있어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 야수들은 타격도 공격적으로 잘 해줬고, 수비에서도 좋았다. 야수 뿐만 아니라 뒤에 나온 투수들도 잘 던졌다. 오늘 승리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함께 이룬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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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