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을 바꿔야겠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타자로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데뷔전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무성의한 주루 플레이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본의 아니게 화제가 된 류현진은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도 때 아닌 방망이 투척으로 주위의 웃음을 유발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4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제프 로크의 4구째 바깥쪽 90마일(145km)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헛나갔다. 그런데 류현진의 손에서 빠져나간 방망이는 크게 떠올라 3루쪽 코치박스까지 향했다. 뜬금없는 방망이 투척에 관중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장본인 류현진도 당황해 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아무래도 장갑을 바꿔야할 것 같다. 미끄러웠다"고 웃으며 해명했다. 변화구도 아닌 패스트볼에 어이없이 방망이를 놓칠 정도로 아직 타격에 익숙하지 않다. 데뷔전에서 마치 걸어가듯 주루 플레이를 하다 야구 인생 처음으로 야유를 받기도 한 만큼 타격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타격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류현진은 등판이 없는 날마다 방망이를 들고 스윙 연습을 하는 등 유독 타격에 관심을 보였고,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타격 훈련을 소홀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전 무대는 확실히 다르고,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루 땅볼과 3루 땅볼로 물러난 류현진은 이날 피츠버그전에서는 아예 2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2회 첫 타석 3구 헛스윙 삼진, 4회 5구 루킹 삼진. 2경기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아직 타격은 기대한 만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타격에 있어 너무 스트레스받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보내기 번트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번트와 같은 팀 배팅 상황이 나오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투수에게는 기본적으로 희생번트가 주임무인데 류현진은 모두 주자없는 타석에 섰다.
투구 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매경기 화제를 일으키는 류현진. 다음 경기에서는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