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홍보에 단순히 '의무적'으로 임하는 것이 아닌,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발벗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일부 배우들은 주연임에도 홍보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제작 관계자들의 볼멘 소리를 듣는 것과 달리, 이런 배우들의 모습은 젊은 스타들도 배워야 할 '좋은 예'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대표적인 배우가 류승룡과 이병헌. 이들은 영화의 홍보를 수동적이고 의무적인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애쓰는 것.
지난 해 450만 흥행에 성공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류승룡은 이 영화에서 주연배우 중 한 명이었음에도 홍보에는 누구보다 열혈의 모습을 보여 귀감이 됐다.

류승룡은 당시 극 중 자신의 캐릭터인 '카사노바' 장성기에 착안, 양떼 목장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무대인사를 돌며 750여명의 관객들에게 우유를 전달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장성기가 직접 짠 우유'라는 타이틀에 영화 속 류승룡의 명대사인 "전 이렇게 직접 짠 우유를 먹는 게 소한테 예의라고 봐요"라고 적어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또 직접 장성기표 우유를 포장을 하는 열의를 보이고, 영화에서 임수정을 유혹하기 위해 첫 등장하는 성기의 코믹한 모습을 설정해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표했다.

이병헌은 지난 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 왕이 된 남자' 당시 할리우드 영화 '레드2'로 바쁜 일정이었음에도 , 정해진 것 외 여러 게릴라 무대인사를 자청해 진행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내려가서도 10~15개 극장을 돌며 먼저 무대인사할 것을 직접 제안했다.
당시 이병헌은 영화 속 팥죽 먹는장면에 착안해 무대인사를 돌며 관객들에게 팥죽을 직접 다 전달해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당시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팥죽을 먹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팬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팥죽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아이.조2' 역시 외화임에도 프리미어 행사나 기자회견 등 기본적으로 정해진 행사 외에도 본인이 여러가지 스케줄을 조절하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이뤄진 무대인사 역시 이병헌이 직접 제안한 것. 상영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놀란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특히 대구에서 그를 보기 위해 서울까지 올라온 가족 관객이 있다는 소식을 현장에서 접한 이병헌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 깜짝 이벤트에 놀란 가족들은 이병헌과의 만남에 기쁨과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주연 배우임에도 홍보는 뒷전인 배우들이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제작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함께 촬영한 배우들 역시 힘이 빠진다. 영화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홍보 마무리도 열심히 해 주는 배우들을 보면 역시 '톱'은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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