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부터 심상치 않다.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에 실버 장신구로 포인트를 준 강렬한 모습이다. 걸그룹 이블은 타 걸그룹에서는 풍기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이블은 지난해 8월 데뷔한 걸그룹으로, '힙합' 장르로 야심차게 가요계에 발을 디딘 그룹이다. 이들이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 타이틀 곡 '겟업(Get up)' 역시 강렬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다.
이블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급자족'한다는 점이다. 직접 작곡, 작사를 하고 심지어 안무까지 스스로 만들어낸다. 힙합을 하려면 그 느낌을 스스로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마인드다. 이 그룹, 왠지 심상치 않다.

이블은 최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OSEN에 내방해 힘차게 인사를 건넸다. 힙합 걸그룹다운 패기가 가득 넘쳤다.
"일단 이블이라는 그룹은 힙합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는 그룹이에요. 우리가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가 우리 앨범에 직접 참여해서 작사, 작곡, 안무, 콘셉트 등을 모두 직접 참여하는 점이죠. 그래서 그런지 멤버별로 각자 색깔이 뚜렷해요."(세이)
힙합을 전면에 들고나오는 걸그룹은 흔치 않다. 게다가 직접 노래를 만들기 까지 하니 가수보다는 아티스트라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데뷔곡부터 직접 노래를 만드는 이유가 궁금했다.
"무대 위에서 표현할 때도 직접 작업하는 것이 더 편해요. 꽉꽉 찬 느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직접하다보니까 느낀 것을 서로 말해주다보니 받아들이기도 쉽고 발전하기가 더 쉽죠. 아이돌이나 가수가 아니라 아티스트적으로 성장하고 싶어요."(하야나)

20대 초반으로 이뤄진 이블은 평균 2년의 연습 기간을 거쳤다. 어린 나이에 상큼하고 예쁜 콘셉트에도 욕심이 나지 않을까 궁금했다.
"상큼한 것 도전해봤는데 힙합이 베이스다 보니까 어울리지 않았어요. 힙합으로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사실 멤버들이 상큼해지고 싶은 욕구가 좀 적은 편이죠. 성격자체가 예쁘고 귀엽기보다느 멋있는 것을 더 좋아해요. 우리 솔직하지 않나요?"(제이나)
멋있고 싶은 욕망이 더 크다는 이블은 함께 사는 것도 털털 그 자체란다. 멤버들끼리 볼 것(?) 안 볼 것 다 보고 틀 것(?)도 다 텄다며 여느 소녀들처럼 깔깔 웃었다.

"여자들인데도, 생활하는 것 보면 거의 남자 숙소 같아요. 보통 여자들이 시샘도 하고 서로 예민하게 굴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 보다는 굉장히 털털하고 서슴없거든요. 자매 이상으로 친해요."(율)
이블에게 가장 많은 조언을 해주는 것은 이들 소속사 대표인 조PD다. 이블은 조PD의 음악관과 보살핌에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인생, 음악 모든 것을 통틀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죠. 제일 많이 하시는 말씀이 겸손하라는 말이에요. 또 우리에게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을 세세하게 짚어주시기도 하고요. 정말 감사하죠."(쥬시)
이블이 가수 활동을 하면서 가장 원하는 것은 '오랜 활동'이었다. 순위에 상관없이 가요 무대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가능한한 오래 뭉쳐서 웃으면서 잘 활동하고 싶어요. 초심 잃지 않고 잘 해내려고 노력해요. 우리 모두 음악이 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그 만큼 후회없이 잘 하고 싶어요. 우리 5명이 오랫동안 함께 그 꿈을 이뤄내고 싶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발전하는 것이 우리 목표에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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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