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가 새 판을 짰다. KBS 2TV ‘직장의 신’이 지난 1일 이미 첫 방송을 한 가운데, 지난 8일 MBC ‘구가의 서’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동시간대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현대극인 ‘직장의 신’과 사극인 ‘구가의 서’,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일단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코믹 연기와 직장인의 애환을 신랄하게 담은 대본의 힘으로 안방극장에 무사히 안착했다. 이 드라마는 이름도 나이도 배경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을 주인공으로 우리나라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다룬다. 일본 원작이 따로 있기에 다소 국내 정서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이 드라마는 공감 로맨틱 코미디라는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승기, 수지 주연의 ‘구가의 서’는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 분)가 사람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무협 활극이다. 첫 방송은 주인공 이승기와 수지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강치의 부모인 구월령(최진혁 분)과 윤서화(이연희 분)의 절절한 로맨스의 서막이 올랐다. 판타지 무협 활극을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화려한 영상미와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사극이지만 퓨전 사극을 내세운 까닭에 현대적인 감각의 연출이 극의 흥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희, 유아인이 호흡을 맞추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그동안 악녀로 그려진 장옥정을 조선시대 패션디자이너로 색다르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한방에 받았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통쾌하게 비튼 이 드라마는 장옥정을 21세기 여성으로 표현하며 신선한 사극의 출발을 알렸다. 안방극장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파격적인 설정과 김태희, 유아인의 아름다운 앙상블은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충분했다.
이렇듯 지상파 3사 새로운 수목극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장했다.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를 내세운 공감 로맨틱 코미디 ‘직장의 신’과 판타지 로맨스 사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구가의 서’, 장옥정의 새로운 해석이라는 신선함을 내세운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치열한 경쟁이 막이 올랐다. 세 드라마 중 누가 안방극장에서 크게 웃을 수 있을지, 월화드라마 전쟁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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