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50, 부산 KT) 감독이 허심탄회한 심경을 밝혔다.
전 감독은 8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KT는 20승 34패로 9위에 머물렀다. 세 번이나 프로농구 정상을 차지한 명장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전 감독은 대뜸 “감독생활하면서 이렇게 안 풀린 시즌은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부터 틀어졌다. 브랜든 코스트너는 처음 뽑았을 때 참 잘했다. ‘살만 빼면 NBA에 갈 선수’라는 평가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연습경기 한 번 뛰더니 ‘도저히 못뛰겠다’면서 짐을 쌌다. 정강이뼈가 아프다고 하더라”며 혀를 찼다.

악재는 계속됐다. 야심차게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현중은 처음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박상오의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 여겼던 오용준과 김도수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창진 감독은 “시작이 꼬이니까 국내선수들이 줄줄이 무너지더라”며 한탄했다.
대리언 타운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전 감독은 타운스를 삼성에 내주고 브라이언 데이비스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KT 이적 후 부상을 당해 또 교체됐다. 여러 모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 감독은 “처음에 데려올 때는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내가 잘못 봤다”며 답답해했다.
설상가상 신인들도 몸이 성치 않았다. 전체 1순위 출신 장재석은 체력부담이 심했다. 임종일과 김현수도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곧 외국인 선수를 보기 위해 미국행에 오르는 전 감독은 다음 시즌을 바라보며 만회를 다짐하고 있다.
한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은 모비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모비스는 묵직한 맛이 있다. 내 생각에는 모비스가 이길 것 같다”며 문경은 감독의 패기보다 유재학 감독의 경험을 믿었다. 과연 전 감독의 예상은 적중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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