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역전홈런'을 만들어가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혹은 부진으로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선수들 중 노력 끝에 재기에 성공한 이들은 '야구는 인생'이라는 말을 되새기게 한다. 올 시즌도 초반부터 자신의 화려했던 시절을 되살리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KIA 내야수 최희섭은 올 시즌 5번타자로 나서 30타수 10안타 7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KIA도 단독 1위(6승1패)로 상승세를 탔다. 2년간 갖은 부상으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그는 올 스프링캠프부터 부활을 예고했다. 중심타자답게 주자가 있을 때(.429)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2년간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KIA 좌완 양현종 역시 겨울부터 이를 악물었다. 선동렬 감독의 '선발 낙점' 신뢰를 등에 업은 양현종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600일만의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되면 KIA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양현종이 이대로 살아난다면 KIA 선발진은 좌완 강속구 투수까지 갖추게 된다.
넥센 김병현의 '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4년만에 마운드에 선 그는 메이저리거의 위엄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흔들렸다. 그러나 올해는 2경기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3.86을 거두며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닝을 길게 소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탈삼진 능력(11⅔이닝 10탈삼진)도 좋아지고 있다.
LG 언더 투수 우규민은 불펜에서 선발로의 연착륙을 보여줬다. 2007년 30세이브를 거두기도 했으나 2008, 2009년 마무리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2010년 경찰청에서 선발로 전업했다. 제대 후 지난해부터 프로 무대에서도 선발로 조금씩 나섰다. 첫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그는 지난달 31일 문학 SK전에서 소중한 시즌 첫승을 따냈다.
등판 자체가 '부활'인 선수들도 있다. 삼성 사이드암 신용운은 KIA 소속이던 2005년과 2009년에 팔꿈치 수술, 2011년에는 어깨 수술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로 2011년 말 삼성에 이적, 고된 시간을 보낸 끝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시범경기부터 다시 빨라진 구속과 돌아운 구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0년 훈련보조에서 2001년 정식선수가 된 두산 투수 이재우는 2010년,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만 2번을 받는 역경을 헤치고 다시 일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불펜으로 나서고 있는 그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10, 11회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5-4 역전승으로 무려 109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이들의 재기가 마냥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위기와 고난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들이 있기에 프로야구 선수들의 땀방울이 아름답다.올 시즌 그라운드 위에서 부활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는 또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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