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더스티 베이커(64)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 수비 실책을 범한 추신수(31)를 감싸 안았다. 오히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추신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터뜨렸다. 3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은 3할7푼9리.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었으니 바로 중견수 수비에서 실책이었다. 1회 2사 2·3루에서 야디어 몰리나의 머리 위로 향하는 워닝트랙 앞 장타를 쫓는 과정에서 공이 글러브를 두 번 맞고 튀어나와 실책이 됐고, 6회 2사 1루에서도 몰리나의 정면으로 향하는 라이너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땅에 떨어졌다. 실책 후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수비 실책이었다.
하지만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를 빼지도 않고, 포지션도 바꾸지 않았다. 신시내티는 강력한 팀 타선의 힘을 앞세워 13-4로 역전승했고, 추신수의 실책 2개도 어느 정도 덮어질 수 있었다. 경기 후 베이커 감독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추신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베이커 감독은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다. 추신수의 경우 새로운 리그와 새로운 포지션 그리고 새로운 구장에서 이제 막 적응을 하고 있는 과정이다. 특히 이곳 외야 햇빛이 가려지는 시점에서 나온 실책이고, 굉장히 잘 맞은 타구였기에 더욱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실책을 하면 위축이 되기 마련이지만 추신수의 실책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추신수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다. 그는 문제없이 괜찮을 것이다. 중견수 포지션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추신수도 베이커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나 때문에 질 수 있었기에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베이커 감독은 카리스마도 있고, 실수를 해도 믿어주는 만큼 고마움이 크다"고 감사해 했다. 비록 실책 2개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베이커 감독의 추신수 신뢰는 여전히 단단하다. 추신수도 9회 결승타의 시작점이 된 볼넷과 주자일소 쐐기 3타점 2루타로 화끈하게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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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