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비난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관심이 그리웠다. 지금 ‘거제도’는 ‘봄’ 같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코너 ‘거제도’는 섬마을 거제도에 사는 조금 모자란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코너. 섬을 배경으로 순수한 어린 아이로 분한 정태호와 신보라가 무대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놀이는 ‘아, 그땐 그랬었지’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거제도’는 가장 원초적인 웃음 코드를 사용한다.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 어떻게 보면 짧은 연극이다. 우리는 예전에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극으로 따뜻한 웃음을 만들어보고자 했다.”(정태호)

‘거제도’로 호흡을 맞추는 정태호와 신보라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이들은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코너상을 받은 ‘용감한 녀석들’의 멤버들. 폭발적인 반응을 몰고 왔던 이들의 조합이 의외로 잔잔하다는 평도 있다. 캐릭터는 있는데 임팩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태호와 신보라는 “대만족”이라는 입장이다.
“일단, 악플이 없어서 좋다. 트라우마가 있다. 댓글에 상처를 받는다. 우리가 주로 센 캐릭터를 맡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따뜻한 바보 캐릭터를 하자고 말했다. 정화작업을 갖자고 했다. 신보라도 이 녹화를 할 때마다 좋다고 한다.”(정태호)
“도전이었다. 바보처럼만 했었는데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귀엽기도 해야 했다. 내 성격이 귀엽지는 않지만 바보라는 콘셉트가 있으니 사람들이 웃어넘겨줘서 마음껏 할 수 있어 좋다. 감독도 우리를 재미있다고 칭찬을 해주지만, ‘뭔가 특별한 게 없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특별한 것을 찾지 않았다. ‘용감한 녀석들’은 자극적이라 힘들었다. 우리 둘 다 스스로 망가지는 게 편하다.”(신보라)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마음고생을 한 흔적이 여실히 배어나왔다. ‘용감한 녀석들’의 용감한 발언을 통해 매주 연예인, 정치인 등에 독설을 날린 후 쏟아지는 악플에 잔뜩 고생을 했던 이들이다.
“‘용감한 녀석들’은 이슈를 찾아야 했다. 지금은 추억을 찾는다. 좋은 상상을 하니까 우리 스스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무대에서 늘 행복하다. 시청자에도 힐링을 드리고 싶다. 비난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관심이 그리웠다. 지금 ‘거제도’는 ‘봄’ 같다.”(정태호)
“봄처럼 따뜻한 코너를 만들겠다”는 이들은 “마음 편하게, 예쁘게 봐달라”는 인사에 진심을 담았다. 독설을 거두고 무대에 서는 정태호와 신보라의 바보 연기는 안방극장의 대세 키워드 힐링을 품고 따뜻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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