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뽀로로 vs 크롱, 계약직 역습 시작되나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4.09 11: 08

KBS 2TV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이 계약직과 정규직의 전면 대결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주리(정유미 분)는 Y-JANG의 계약직 사원으로 연봉 1200만 원의 박봉을 받으면서도 회사에 열성을 다하는 인물. 하지만 친구라고 생각했던 정규직 금빛나(전혜빈 분)와 친해질수록 냉정한 현실의 벽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됐다.
정주리는 정규직 금빛나를 따라 동기 모임에 갔다가 학벌부터 시작되는 신분의 차이를 여실히 깨닫고 자괴감에 빠진다. 또 친구라고 믿었던 금빛나와의 회사 내에서의 차별은 더욱 비참했다. 장규직(오지호 분)은 정주리에 금빛나와의 연봉과 정년의 엄청난 차이를 직설화법으로 설명해주며 그를 무시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친구의 징표로 갖고 있던 정주리의 펭귄 캐릭터 뽀로로와 금빛나의 공룡 캐릭터 크롱의 비교는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펭귄과 공룡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장규직의 논리는 반박할 수 없이 명확했고, 여기에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까지 가세해 설명을 보탠 펭귄은 공룡에 잡아먹힌다는 생태계의 진실은 사회의 진실과도 맞닿아 있었다.
정주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누구나 한 때는 자기가 크리스마스트리인 줄 알 때가 있다. 하지만 곧 자신은 그 트리를 밝히던 수많은 전구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머지않아 더 중요한 진실을 알게 된다. 펭귄과 공룡은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는 애잔한 내레이션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주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주리는 “그리고 누가 펭귄이고 누가 공룡인지는 붙어 봐야 아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계약직 신분으로 쉽게 휩쓸려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엿보게 했다.
계약직 미스김이 슈퍼갑(甲)인 드라마 ‘직장의 신’은 계약직과 정규직의 관계를 비틀어 설명하며 비정규직의 한과 눈물을 소재로 의미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비현실적이고 극적인 미스김과 현실적이라 애달픈 정주리가 대변하는 계약직의 역전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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