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잘못이 아니다".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에게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은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듯하다. 중견수로 나와 실책을 2개나 저지른 것도 괴로운데 모두 2사 이후 실점으로 연결된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그때 마운드를 지키던 투수가 바로 맷 레이토스(26)였다.
하지만 레이토스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추신수가 아닌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했다. 이날 레이토스는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1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4실점 중 자책점은 단 1점으로 나머지 3점은 추신수의 실책에서 비롯된 실점이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일 LA 에인절스전에서도 6⅔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으나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레이토스로서는 2경기 연속 불운. 추신수도 팀과 동료들, 특히 레이토스에 대한 미안함으로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레이토스는 추신수의 두 번째 실책이 나온 6회를 마친 후 덕아웃에서 어깨가 처진 추신수를 향해 먼저 다가갔다. 경기 후 그는 "추신수에게 실책은 잊고 출루해서 득점을 하라고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추신수가 출루를 하고 득점을 해냈다"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도 팀의 승리에 기뻐했다.
6회까지 3타수 무안타였던 추신수는 7회 안타, 9회 결승 득점의 발판이 된 볼넷 그리고 주자일소 3타점 쐐기 2루타를 터뜨리며 역전극을 이끌었다. 수비 실책의 아쉬움을 타격으로 만회한 것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팀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어두운 표정을 풀지 못했다.
이에 레이토스는 "추신수의 실책은 그의 잘못 아니다. 내가 제대로 못 던졌기 때문이다. 1회와 6회 모두 잘 맞은 타구였고, 내 공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 추신수는 그런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최선을 다해 수비했기에 그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고 자책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두 번 모두 아주 잘 맞은 타구였다"며 추신수의 실책을 감싸안았다.
추신수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동료들 덕분에 죽다 살아났다"며 "동료들이 격려의 말을 해준 덕분에 힘낼 수 있었다. 제이 브루스도 '누구나 실책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실책 이후 작아질 수 있었지만 동료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실책을 감싸안아주는 동료들이 있어 추신수도 어느 때보다 더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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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