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빌대가 미국대학농구(이하 NCAA) 토너먼트 챔피언이 됐다. 단순히 명승부를 떠나 대기록과 감동까지 남긴 진정한 스포츠의 모습이었다.
루이빌대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조지아돔에서 벌어진 2013년 NCAA 토너먼트 남자부 결승전에서 미시건대를 82-76으로 제압했다.
결승전에서 22점을 터트린 루크 행콕은 파이널포 최우수선수(Most Outstanding Player)에 선정됐다. 행콕은 미시건이 크게 이기던 전반 막판, 4연속 3점포를 가동해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는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결정적인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5개를 던진 3점슛은 백발백중이었다.

경기 후 행콕은 CBS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내내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됐다. 우리가 지고 있었지만 참고 기회를 기다렸다. 결국 우리는 승부를 뒤집었다”며 기뻐했다.
행콕의 활약 뒤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루이빌은 듀크와의 8강전 케빈 웨어가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구급차에 후송될 만큼 심각한 부상이었다. 상대편 선수들까지 눈물을 흘릴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4강전부터 루이빌 선수들은 웨어의 등번호 5번을 유니폼에 새기고 나왔다. 특히 더 많은 출장시간을 얻은 행콕은 4강전 20점을 터트렸다. 루이빌은 돌풍의 위치타주립대를 72-68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웨어는 목발을 짚고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전반전 한 때 12점까지 뒤졌던 루이빌은 이를 악물었다. 이 때부터 행콕은 4연속 3점포를 터트리며 수훈갑이 됐다.
승리가 확정되자 루이빌은 전통의 ‘그물 자르기’ 행사를 했다. 마지막 그물은 감독이 자르는 것이 전통. 그런데 이번에 마지막 몫은 팀의 주축 페이튼 시바도 릭 피티노 감독도 아닌 웨어의 차지였다. 목발을 짚은 웨어는 높이를 낮춘 골대의 마지막 그물을 잘랐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대기록도 쏟아졌다. 루이빌을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이끈 릭 피티노(60) 감독은 개인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1996년 켄터키대를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74년 역사의 NCAA토너먼트 역사상 각기 다른 두 학교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감독은 피티노가 처음이다.
97년 켄터키를 떠나 돌연 NBA 보스턴의 감독으로 부임한 피티노는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가 2001년 켄터키의 철천지원수 루이빌의 감독을 맡자 ‘배신자’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이번 우승으로 피티노는 최고 명장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같은 날 농구 명예의 전당에 후보로 선정되는 최고의 영광도 안았다.
이제 바통은 루이빌 여자농구팀으로 넘겨졌다. 루이빌 여자팀은 10일 오전 9시 30분 코네티컷대학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루이빌이 여자팀마저 정상에 오른다면 2004년 코네티컷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남녀 동반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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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피티노 /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